이번 테마는 ‘판소리’…15회 광주비엔날레 문 열렸다

최경호 2024. 9. 2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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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들이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전시작 중 하나인 웬디메겐 베레테의 ‘베일을 벗기다’를 감상하고 있다. 지난 6일 개막한 비엔날레는 12월 1일까지 86일간 광주 전역에서 열린다. [뉴시스]

“(비엔날레가 열리는) 광주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문화 허브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일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1995년 처음 개최된 광주비엔날레는 세계 5대 비엔날레로 손꼽히며 글로벌 현대 미술 행사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광주비엔날레의 문화 브랜드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도록 2027년까지 1181억원을 투입해 전시관을 신축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로 30년째를 맞은 광주비엔날레가 지난 6일 개막 후 국내·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윤 대통령이 개막 하루 전 광주비엔날레 현장을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관람객들이 전시관을 찾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년 연속 광주비엔날레를 관람했다. 그는 방명록에 “광주비엔날레 30년의 성취가 자랑스럽습니다. 축하합니다”라고 적었다.

올해 광주비엔날레 테마는 국악인 판소리다. ‘판소리, 모두의 울림’이란 주제로 12월 1일까지 광주 전역에서 열린다. 세계 30개국 작가 72명이 참여한 실험적인 작품을 86일 동안 감상할 수 있다. 전시작은 환경·생태·여성 등 ‘외침’이 지구촌의 조화와 연대·화합·공존이라는 ‘울림’을 일으키는 과정을 표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광주비엔날레 본전시는 주전시공간과 외부전시공간에 각각 조성됐다. 주전시공간인 비엔날레전시관에서는 총 5개 전시실을 ▶부딪침 소리(feedback effect) ▶겹침 소리(polyphony) ▶처음 소리(Primordial sound) 등 3개 섹션으로 꾸몄다. 판소리에 바탕을 둔 세 가지의 소리 패턴이 반영된 전시를 통해 인류세(人類世)의 변이를 보여준다.

외부전시관은 근대역사문화마을로 조성된 광주시 남구 양림동에 조성됐다. ‘소리숲’을 모티브로 한 전시공간 8곳에서는 마을 전체가 현대미술관으로 바뀐 현장을 체험할 수 있다. 양림동은 한국 전통문화와 외국 선교사 정착 등이 맞물려 근현대 발자취가 남은 곳이다.

본전시 외에 광주 곳곳에 설치된 파빌리온(국가관)도 볼거리다. 세계 22개 국가와 9개 기관·도시가 참여한 31개 파빌리온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양림미술관 등에 들어섰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하정웅미술관 등에서도 현대미술의 묘미를 체험할 수 있다.

(재)비엔날레재단은 지난해 5월부터 세계적인 미술이론가인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을 선임하며 행사 준비에 착수했다. 부리오 감독은 예술감독 선임 직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1993)를 보여주며 “이번 행사의 중요한 이미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광주비엔날레 개막 후에는 “판소리 본연의 정신을 재현해 주거공간부터 지구를 점령한 인간까지 우리가 사는 공간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라고 소개했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창설 30주년 행사는 비엔날레의 본질을 재확인하고, 아시아의 대표 문화도시가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비엔날레 본전시와 세계 각국이 참여한 파빌리온을 통해 광주를 국내외 미술작품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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