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차례 전화 돌렸지만…병원 찾다 심정지 4번 온 30대 사망
지난 추석 당일 부산에서 응급상황에 빠진 30대 여성 환자가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하고 결국 숨졌다. 이 과정에서 119 측은 이송할 병원을 찾기 위해 92차례 전화를 돌렸다.
23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2시 15분쯤 부산 영도구 한 자택에서 30대 A씨(여)가 의식 장애 증상 등을 보인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구급대는 오전 2시 26분쯤 현장에 도착했고, 4분 뒤인 오전 2시 30분쯤 A씨는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레벨1 단계로 판명 났다. 레벨1은 중증도가 가장 높은 단계로 분류된다. 이에 구급대뿐 아니라 119종합상황실 구급상황관리센터도 나서 A씨를 치료할 병원을 찾기 위해 전화를 돌렸다.
그러나 부산 시내 10개 병원은 진료 불가 통보를 했고, 그 사이 A씨는 구급차에서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이 때문에 A씨는 우선 근처에 있는 한 병원(2차 의료기관) 응급실로 옮겨졌고, 심폐소생술과 약물 투여 결과 의식이 일시적으로 돌아왔다. 해당 병원에선 치료 가능한 의료기기가 부족해 이 병원 의료진들은 A씨를 상급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소방 측은 부산 시내 대학병원 3곳을 포함해 경남 진주 경상국립대병원이나 충남 천안 순천향대병원에도 연락했으나 병원들은 의료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A씨 수용을 거절했다. 당시 소방은 병원을 찾기 위해 92차례 전화를 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3일 공개한 ‘심정지 환자 이송지연 관련 동향보고’에 따르면 A씨 이송을 거절했던 병원들은 신경과 진료가 불가능하다는 이유 등을 소방에 댔다.
병원을 찾지 못하는 동안 A씨는 심정지를 3차례 더 겪었고, 결국 오전 6시 25분쯤 사망 판정을 받았다.
부산시는 상급 병원의 A씨 이송 거부가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 인력 부족 탓인지 파악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A씨 사망과 관련해 “부산시와 공동 조사하겠다”라고 밝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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