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비꼬은 민주당…"텃밭 뺏길라" 영광군수 재선거 초조

강보현, 김지선 2024. 9. 23. 17:5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남 영광과 곡성에서 치러지는 10·16 재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텃밭 쟁탈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지민비조(지역구 민주당, 비례 조국혁신당)” “본진과 쇄빙선”을 외치며 함께 파이 키우기에 골몰했던 양측이지만, 지금은 외나무다리 싸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3일 전남 영광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는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영광은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네 곳(인천 강화군수, 부산 금정구청장, 전남 곡성군수, 전남 영광군수) 중 첫 방문지다. 이재명 대표는 기본소득과 지역 화폐 도입을 약속하며 “동네가 살고, 인구가 다시 느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금융 치료’라는 말이 유행인데, 이 정권에는 ‘선거 치료’가 필요하다. 이번 선거는 정권에 회초리를 드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회의 후에는 장세일 영광군수, 조상래 곡성군수 후보와 함께 영광터미널 시장을 돌며 “1번을 부탁드린다”며 거리 유세에 나섰다.

23일 전남 영광군 영광터미널시장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상인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이 영광을 가장 먼저 찾은 것은 “텃밭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곡성은 안전하지만, 영광은 내부 여론조사에서도 혁신당과 지지율 차이가 10% 미만”이라고 말했다. 10~11일 유무선 자동응답(ARS) 방식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혁신당 장현 후보가 30.3%를 득표해 29.8%를 득표한 민주당 장세일 후보를 앞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영광은 역대 9번 군수 선거에서도 무소속 후보가 세 차례 당선되는 등 민주당에선 ‘텃밭 속 험지’로 꼽힌다.

이 대표는 이날 유튜브 방송을 통해서도 “2기 민주당 지도부를 맡아 첫 선거를 치르는데 만약에 결과가 이상하게 나오면 민주당 지도체제 전체에 위기를 들고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단순히 군수 선거가 아니라 2026 지방선거의 전초전”이라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이 지난 20일 영광 출신 강위원 더민주혁신회의 전 상임대표를 호남지원단장으로 임명한 것도 이런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도부 의원은 “강 대표가 지역에서 시민사회운동을 해왔다”며 지역 조직력에 기대를 나타냈다.

이재명 대표가 23일 전남 영광 장세일 군수 후보자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장 후보, 조상래 후보와 윤리서약식 및 정책협약식을 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은 이날 조국혁신당을 향해서도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을 탈당해 혁신당으로 출마한 장현 영광군수 후보를 겨냥해 “일부 후보가 경쟁 체제를 벗어났는데, 이런 식이면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없다”며 직격했다.

이날부터 영광에 상주를 시작한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도 “한 달 살기를 하되, 저는 국회 본회의 출석은 반드시 하겠다”고 강조했다. 영광과 곡성에 방을 얻어 ‘한 달 살기’를 내걸고 선거 지원에 올인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9일 국회 본회의 법안 표결에 불출석한 것을 비꼰 것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역) 예산 확보는 도지사, 군수의 힘만으로 하기가 어렵다”며 “정당과 국회의원이 함께 나서야 하는데, 무소속이나 소수 정당이 잘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대표는 이날 민주당을 향해 “각 당 지지층을 싸우도록 부추기는 언동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조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당에 대해 (민주당에서) ‘상하기 시작한 물’이라고 비방하는 분이 있는데 과하다. 경쟁을 억압하는 것이 상하기 시작하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