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일본 여성 총리 노린다, 극우 다카이치 지지율 급등 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후임을 뽑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가 오는 27일 열리는 가운데,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3) 경제안보담당상의 지지율 상승세가 뚜렷하다.
현지 언론들은 극우 성향인 다카이치가 '강한 일본'을 내걸면서 보수층 지지를 흡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거 초반만 해도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3) 전 환경상이 지지율 1위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전 자민당 간사장과 양강 구도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 일부 조사에서 고(故)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파벌이자 첫 여성 총리를 꿈꾸는 다카이치가 2위 자리를 꿰차고 있다.
23일 민영방송 니혼테레비(닛테레)는 지난 20∼21일 자민당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라고 밝힌 1007명을 조사한 결과, 이시바 전 간사장이 지지율 31%로 1위였다고 전했다. 다카이치(28%)는 2위, 고이즈미(14%)는 3위였다.
닛테레 "의원 45명 태도 불분명, 판세 바뀔 수도"
자민당 총재 선거는 27일 당 소속 국회의원 투표와 26일 마감되는 당원·당우 투표를 합산해 1차 결과가 나온다. 국회의원이 1표씩 행사한 368표에 당원·당우(105만명) 투표를 의원 표와 동수인 368표로 환산해 더한다. 닛테레는 이번 조사를 당원·당우 368표로 환산할 경우 이시바 121표, 다카이치 110표, 고이즈미 54표라고 전했다.
자민당 국회의원 지지 숫자에선 고이즈미가 50명대 중반, 이시바 30명대 후반, 다카이치 30명대 초반이다. 이를 총재 선거 방식대로 적용해 계산하면 이시바 160표, 다카이치 140여 표, 고이즈미 110표가 된다고 닛테레는 보도했다.
닛테레 분석대로라면 결선 투표에 이시바와 다카이치가 진출하게 된다. 결선은 국회의원 368표, 지방 조직 47표를 더하는 방식이어서 국회의원 표 비중이 압도적으로 커진다. 다만 닛테레는 "자민당 의원 45명이 아직 (지지 후보에 대한) 태도가 명확하지 않다"며 "판세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반 국민 조사에서도 다카이치는 상승세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사회조사연구센터가 지난 21일 18세 이상 2044명을 조사한 결과, 차기 자민당 총재를 묻자 26%가 이시바를 택했다. 다카이치는 17%로 2위, 고이즈미는 14%로 3위였다.
다카이치는 '젊은 피' 고이즈미와 대립각을 세우는 전략을 통해 보수층 지지를 얻었다고 마이니치는 분석했다. 지난 2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관련 질문에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다"며 "이건 내 마음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매년 8월 15일 일본 패전일마다 야스쿠니에 참배한다. 야스쿠니 신사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곳으로 우익에게는 성지 격이다.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다카이치가 차기 총리가 될 경우 아베 전 총리의 재정확대 경제 전략인 '아베노믹스'를 지속해 엔화 약세와 주가 상승을 이끌고 원자력 발전소 재가동을 추진해 에너지 비용을 낮출 것이란 기대감이 경제계에 크다고 진단했다.
한편 고이즈미의 지지세 하락에 대해 마이니치는 그가 1년 이내에 부부 별성 제도를 법제화하겠다고 공언해 보수층 반발을 불렀다고 전했다. 일본 법률은 부부가 남편이나 아내 성(姓) 중 하나만 택하도록 하며, 대부분 아내가 남편 성을 따른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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