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 가구 늘고 가격 부담 덜해”…소형 아파트 잘 나가네
수도권 아파트값이 최근 오름세를 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매수가격 부담이 덜한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가 올해 들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 등 가구 변화도 소형 아파트 거래량과 가격을 꾸준히 밀어 올리는 주요 요인이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1순위 청약 경쟁률은 소형(전용 60㎡ 이하) 아파트가 31.5대 1, 중소형(60~85㎡ 이하) 아파트가 11.25대 1, 대형(85㎡ 초과) 아파트가 8.21대 1로, 소형 아파트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용면적 59㎡가 주력인 소형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주택시장에서 선호도가 가장 높아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고 있는 전용 84㎡를 추월한 건 2022년부터다. 인터넷 청약이 도입된 2007년부터 2021년까지는 소형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중소형이나 대형 아파트 경쟁률을 넘어선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2022년 소형 아파트가 6.94대 1의 1순위 청약 경쟁률로 중소형(6.39대 1)을 추월한 후 지난해에는 소형이 12.52대 1을 기록하며 중소형(8.67대 1)과 격차를 벌렸고, 올해는 그 격차가 3배 가까이 더 벌어졌다.
시장에선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과 분양가가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 소형 아파트 매수 가격이 그나마 부담이 덜한 게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16일 기준)은 지난 3월 말부터 6개월 넘게 오르고 있고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인기 지역은 2021년 전 고점 매매 가격을 넘어선 단지가 적지 않다.
분양가격 상승 폭은 더 가파르다. 7월 말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 3.3㎡(평)당 분양가격은 4401만7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용면적별 분양가로 산출하면 전용 59㎡(25평) 평균 분양가가 11억원대, 84㎡(34평)는 14억9600만원대에 이른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분양가격조차 84㎡가 서울에선 14억~15억원대에 이르다 보니 자금 마련부터 쉽지 않다”며 “우선 진입장벽이 낮은 59㎡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4인 가구가 보편적이었던 가구 형태가 점차 3인 가구, 1·2인 가구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점도 소형 아파트 수요를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 통계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수도권 1~2인 가구 수는 총 759만5105가구로, 전체(1188만6879가구)의 63.89%에 달한다. 10년 전에 비해 비중이 11%포인트가량 늘었다.
소형 아파트 수요가 꾸준히 늘며 가격 상승률도 올해 중소형·대형보다 높았다. 수도권 소형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올해 1월 2420만원에서 7월 2435만원으로 0.62% 상승하며 가장 큰 오름폭을 보였다. 이어 중소형 0.55%(3.3㎡당 2553만원→2567만원), 대형 0.46%(3.3㎡당 2829만원→2842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서울 주요 지역에선 49㎡ 초소형 아파트도 신고가가 잇따랐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49㎡는 지난달 18억9000만원에, 송파구 헬리오시티 49㎡도 17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갱신했다. 마포구 마포더클래시 43㎡도 지난 7월 10억원에 매매됐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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