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글로벌 1위 ‘무도실무관’ 감독 “재미 좇는 20대 주인공? 돌직구 노렸죠”
전자발찌 24시간 관리 유단자 액션
김우빈판 ‘범죄도시’…대통령 호평
감독 “사회 질서 위해 싸우는 분들
영화에 무한 존경 담았죠”
“우리나라에 160여명의 무도실무관이 활동하는 걸로 아는데, 세상이 이 직업군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지 않을까. 영화를 보고 무도실무관에 지원하는 분들이 좀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죠.”
넷플릭스 영화 ‘무도실무관’으로 공개(13일) 사흘 만에 글로벌 비영어 영화 흥행 1위에 오른 김주환(43) 감독이 밝힌 소감이다. 넷플릭스 영어권 영화를 통틀어도 글로벌 순위가 4위(23일, 플릭스패트롤 집계 기준)로 최상위권이다. ‘지옥’ ‘D.P.’ ‘몸값’ 등을 만든 SLL 산하 레이블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의 작품이다.
마동석 잇는 김우빈 '청년판 범죄도시'
복잡한 플롯 없이 태권도‧검도‧유도 등 도합 9단 무도 유단자인 무도실무관 이정도(김우빈)가 거구의 흉악범을 때려눕히는 호쾌한 활약상에 ‘청년판 범죄도시’란 수식어도 얻었다.
공개 후 “영화에서 ‘참는 게 이기는 것’이란 대사가 공감됐다” “무도실무관들이 늘 고생하는데 영화가 잘돼서 처우가 개선되면 좋겠다” 등 현직 보호관찰관‧무도실무관들의 감상평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에 보고 “MZ세대의 공공 의식과 공익을 위한 헌신을 상기시키는 영화”라며 참모진에 관람을 독려한 사실도 알려졌다.
20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김 감독은 “평소 사회 질서를 위해 싸우는 분들에게 무한한 존경심이 있다”면서 “무도실무관이란 소재가 낯설까 봐 고민하던 차에 저희 집 주변에 전자발찌를 찬 사람이 있다는 고지서를 받으면서 현실적 이야기로 그려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작품을 준비하면서 전현직 관계자 인터뷰를 많이 했다”면서 “‘청년경찰’ 찍을 때 만난 경찰대 재학생들에게 느꼈던 존경심처럼 무도실무관, 소방관처럼 묵묵히 땀 흘리는 분들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만들었다”고 말했다.
"유튜브 쇼츠 이기는 깔끔한 직구 노렸다"
단순 명쾌한 액션과 성장 서사가 양날의 검이란 평가다. 외신에선 “재밌지만, 기존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에 김 감독은 “실제 무도실무관은 매일 버텨야 하는 힘든 일이지만, 영화다 보니 극적 갈등을 높일 수 밖에 없었다”면서 “깔끔한 직구를 던져서 더 넓은 시청자 층이 이해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단순하게 갔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준비할 때 유튜브 쇼츠와 싸워 이길 수 있느냐 고민한다는 그는 “사람들이 현실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크다 보니, 이야기를 만들 때 도파민의 타이밍과 강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Q : -가벼운 재미를 추구해온 20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는.
“자기 행복을 추구하며 친구들과 무해하게 살고 있는 청년들을 가볍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싶었다. 그런 청년이 타인을 위해 나만의 행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김우빈 배우가 합류하며 깊이 있는 캐릭터 묘사에 도전할 수 있었다.”
Q : -김우빈이 보호관찰관‧무도실무관들과 만나고, 몸무게도 8㎏ 증량했다고 들었다.
“김우빈 배우는 정도가 왜 그렇게 싸워야 하는지, 어떻게 그런 흉기에 맞설 수 있는지를 눈빛에 전부 담아냈다. 또 피지컬이 좋기 때문에 액션의 범주가 넓어졌다. 태권도 발차기, 유도 업어치기, 검도 등 무도 3개를 과감하게 혼합했다.”
Q : -정도와 친구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판타지 같다는 시선도 있는데.
“젊은 친구들의 집단적 성장을 보여주고 싶었다. 현실보다 더 나은 현실을 투영해야 사람들이 현실을 더 행복하게 그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조두순 연상 성범죄자…아동심리상담사 현장 상주
김 감독은 “묘사 수위를 너무 낮추면 참혹한 미성년 대상 성범죄의 현실을 이해하기 어려운 분들도 있을 수 있어서 전달 수위를 많이 고민했다. 신중하게 접근하려 했지만, 아직은 제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아역 배우(안채흠) 촬영 때 현장에 어머니와 아동심리상담사가 상주했다고 전했다.
‘청년경찰’을 비롯해 박서준 주연 오컬트 영화 ‘사자’(2019), 악랄한 대부업자에 맞선 젊은 복서들을 그린 넷플릭스 드라마 ‘사냥개들’(2023) 등 청년 주인공의 버디 무비는 김 감독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김 감독은 “아직 이름이 알려진 감독은 아니어서 저만의 색채를 보여줄 수 있는 게 감사하다”면서 “저의 경험에 초점을 두고 달려왔고,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브로맨스 작품을 계속하는 것도 영광이다. 언젠가 제 삶을 담은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사냥개들' 시즌2 대본 작업 중인 그는 '무도실무관' 속편에 대한 가능성도 언급했다.
“사실 이번 ‘무도실무관’은 캐릭터 탄생기에 가깝죠. 정도가 성장하면 더 많은 고난과 마주칠 겁니다. 넷플릭스가 긍정적으로 검토해 속편 기회가 온다면 단순한 이야기만 하진 않을 것 같아요.”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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