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당장 전기차만 팔아도 2050 탄소중립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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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일은 없겠지만 전 세계에서 전기차 침투율이 가장 높은 노르웨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우리나라에서 전기차가 팔린다고 가정해보자.
노르웨이에서 올해 들어 8월까지 팔린 전체 자동차가 8만대 조금 안 되고 이 가운데 배터리 전기차가 6만8000대 정도다.
그대로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국내에서 연간 팔리는 신차가 150만대 정도니 이 가운데 130만대 이상을 전기차가 차지하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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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해차 전면보급 현실적 한계
탄소배출 적은 연료 고민해야
그럴 일은 없겠지만 전 세계에서 전기차 침투율이 가장 높은 노르웨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우리나라에서 전기차가 팔린다고 가정해보자. 노르웨이에서 올해 들어 8월까지 팔린 전체 자동차가 8만대 조금 안 되고 이 가운데 배터리 전기차가 6만8000대 정도다.
그대로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국내에서 연간 팔리는 신차가 150만대 정도니 이 가운데 130만대 이상을 전기차가 차지하는 셈이 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주요 나라에선 2035년 전후로 내연기관 차량을 더 이상 팔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새로 팔리는 전기차만큼 기존 차량을 순차적으로 없애고, 약속한 대로 10여년 후부터는 오롯이 전기차만 판다면 2050년 길거리에서 보는 모든 차를 탄소배출이 없는 전기차로 바꿀 수 있을까.
어렵다고 본다. 올해 7월 기준 국내 등록된 차량이 약 2600만대, 이 가운데 전기차가 66만대 정도(수소차 포함)로 2.5% 수준에 불과하다. 요즘 차는 내구성이 좋아져 15년 이상 타는 일도 빈번하다. 실현 불가능한 전제를 깔아도 전기차가 주류로 자리 잡기까지는 20년 이상 걸린다는 얘기다. 여기에 꽤 오래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 수요둔화 움직임, 탄소 포집·활용 기술의 난도가 만만치 않은 점을 감안하면 2050년 탄소중립은 사실상 요원하다고 보는 게 상식적인 접근일 테다.
최근 바이오연료 산업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다녀온 미국에선 인위적으로 내연기관 차량을 줄이거나 전기차 보급을 늘리기보다는 기존 차를 더 깨끗하게 운행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미국에선 휘발유에 재생에너지 가운데 하나인 바이오에탄올을 10% 섞어서 쓰는 게 의무다.
미국도 1970년대까지만 해도 석유파동에 따른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낮추려는 목적이 컸다. 이제는 탄소배출을 줄이고 전동화 전환 과정의 중간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더 크다. 에탄올을 생산할 여건이 충분치 않은 곳에서도 하나둘 에탄올 혼합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동남아에서 가장 먼저 이를 도입했던 필리핀은 20%까지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미국에서 주유소 체인과 전기차 충전사업을 하는 보셀만엔터프라이즈의 찰리 보셀만 회장은 전기차 보급 확대가 쉽지 않다고 봤다. 과거 자동차 보급이 빠르게 늘어난 건 연료 보급 인프라, 즉 주유소가 곳곳에 신속히 번진 영향이 컸다. 전기차 충전소가 그만큼 빠르게 늘어날 수 있을까? 전력 요금체계가 복잡한 탓에, 충전 사업자가 현재 수익을 내는지 손해를 보는지도 불분명한데 누가 선뜻 사업에 뛰어들까?
보셀만 회장의 고민은 바다 건너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가 짠 수송 분야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보수적으로 잡은 게 전기·수소 등 무공해차 85%이다. 현실적으로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면 탄소배출이 덜한 연료, 깨끗한 연료를 쓰는 방안을 같이 고민하는 게 맞는 방향일 테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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