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공장에 얽힌 집안 갈등 그린 이 영화... 놀랍고 성숙했다
[빈장원 기자]
과연 올해의 데뷔작이라고 말할만하다. 아직 3달 넘게 남겨둔 2024년에 앞으로 더 몇 작품의 수작을 만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장손>보다 더 훌륭한 데뷔작을 만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가부장적 관습을 따르는 가족의 모습을 사계절이라는 배경과 함께 그려낸 <장손>은 끝내 바뀌지 않는 모순된 전통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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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아버지 앞에 앉은 장손 성진(강승호) |
| ⓒ 인디스토리 |
영화는 장손 성진(강승호)이 가족의 제사에 참여하기 위해서 시골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할머니 말녀(손숙)를 비롯해 가족들은 성진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그 사이 제사 음식이 만들어진다. 장손 성진이 집으로 돌아오자 말녀와 집안의 어르신인 승필(우상전)은 귀한 손님이 온 것처럼 반기고 더워도 틀지 않았던 에어컨까지 가동한다. 승필은 성진만을 데리고 산소로 향한다. 그곳에서 승필은 성진에게 빨리 신붓감을 데리고 오라고 말하고 성진은 할아버지는 돈이 많냐고 되묻는다. 승필은 대답하는 대신 배가 아파 자리를 급하게 파하고 풀숲에서 일을 보기 시작한다. 승필과 성진의 이 짧은 대화는 후반부에 중요한 단서가 된다. 장손을 귀하게 여기는 유교 전통 신념을 가지고 있는 조부모가 성진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자주 두부 만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장면들이 꽤나 사실적인데 밖에서 보면 공장의 규모는 크지 않다. 새벽부터 두부공장에서 두부를 만드는 이는 성진의 아버지 태근(오만석)이 아니라 어머니 수희(안민영)다. 수희와 성진의 매형 재호(강태우) 부자 등이 부지런히 일한다. 간혹 승필이 공장에 찾아오지만 공장 운영에도 성실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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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부공장을 지탱해 나가는 비혈연가족 |
| ⓒ 인디스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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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소로 올라가는 성진과 할아버지 |
| ⓒ 인디스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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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사와 장례를 그린 영화 장손 |
| ⓒ 인디스토리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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