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 피프티 인기는 우연? 이젠 새 앨범이 증명해야 할 시간

김상화 2024. 9. 2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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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피프티 피프티의 새 음반 'Love Tune'

[김상화 기자]

지난해 발표된 피프티 피프티의 'Cupid'는 케이팝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작성하며 새로운 시대의 명곡으로 자리매김하는 듯했다. 거대 자본과 유명 아티스트들이 총집합한 대형 레이블 소속도 아닌, 영세 기획사 가수의 음악으로는 전무후무한 글로벌 인기를 누렸다. 빌보드 Hot 100 차트 17위 등극, 영국 UK 오피셜 차트를 비롯한 각국 인기 순위 상위권에 안착하는 등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례를 만들었다.

이제 꽃길만 걸을 줄 알았던 피프티 피프티였지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련의 사건이 발생하면서 그들의 활동은 중단됐다. 그리고 기존 4인조 조합은 3명의 멤버 이탈로 인해 와해되면서 'Cupid'가 일군 성공은 한 순간에 씻겨 사라진 모래성이 됐다.

하지만 각종 법적 공방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소속사 어트랙트는 새로운 멤버 4명을 영입, 5인조(키나, 문샤넬, 예원, 하나, 아테나)로 규모를 확장하고 피프티 피프티 2기를 공식 출범시켰다. 빠르게 팀을 재정비한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 8월 30일 선공개 싱글 'Starry Night'으로 새출발의 시작을 알렸고 이달 20일엔 미니 2집을 발표, 다시 한번 'Cupid'의 영광 재현을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기존 Cupid 노선의 연장선
 피프티 피프티의 새 음반 'Love Tune' 표지
ⓒ 어트랙트
총 6곡이 수록된 미니 음반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2곡의 영어 버전이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싱글에 가까운 조합으로 구성됐다. 'Push Your Love', 'Starry Night' 그리고 타이틀곡 'SOS' 등은 이전작 'Cupid'와 데뷔곡 'Higher'의 노선을 승계한 것 마냥 통통 튀는 느낌의 이지리스닝 성향의 사운드를 내세우고 있다.

어쿠스틱 기타 선율의 도입부로 시작되는 'SOS'는 피프티 피프티가 지닌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트랙으로 손꼽을 만하다. 정갈하게 잘 다듬어진 리듬 전개 속에 반복적으로 울려 퍼지는 'SOS' 코러스는 'Cupid' 이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주인공의 애절함을 구조 신호 마냥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있다.

문샤넬을 비롯한 4인의 신규 멤버들과 기존 키나가 짧은 시간 사이에 좋은 호흡을 맞추면서 'SOS'는 제2의 데뷔곡으로도 손색없는 완성도를 보여줬다. 틱톡과 스포티파이 중심의 글로벌 시장을 노린 트랙 답게 영어 버전으로도 제작됐다.

새 멤버들의 좋은 호흡
 새 멤버 영입으로 재편된 5인조 케이팝 그룹 피프티 피프티
ⓒ 어트랙트
선공개 싱글로 팬들과의 만남을 가진 'Starry Night', 또 다른 타이틀곡 후보로도 손색이 없는 'Gravity' 역시 피프티 피프티의 새 출발의 의미를 높여줄 트랙으로 평가할 만하다. 비록 멤버는 달라졌지만 적당한 비트와 속도감으로 팀의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을 세상에 알리고 있다. 기존 랩 담당 멤버 키나가 보컬로도 참여하는 등이 변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글로벌 팬들의 취향을 겨냥한 듯한 'Gravity'는 앞선 곡들과는 다르게 역동성을 가미하면서 기존 우리가 알고 있던 피프티 피프티라는 팀이 보다 다양한 장르와 분위기도 소화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밖에 첫 곡 'Push Your Love' 는 부드러운 솜이불 마냥 듣는 이들의 귀를 살며시 감싸 안는다.

새롭게 메인 보컬을 담당한 문샤넬, 하나의 좋은 목소리를 바탕으로 여전히 활기넘치는 키나의 랩, 독특한 개성을 담고 있는 아테나와 하나 등 5명의 조합은 '사실상 신인 그룹' 피프티 피프티로선 최적의 선택지임을 새 음반을 통해 증명했다.

걸그룹 아일릿, 공식 SNS 통해 응원
 새 멤버 영입으로 재편된 5인조 케이팝 그룹 피프티 피프티
ⓒ 어트랙트
'Magnetic'으로 상반기 큰 사랑을 받은 걸그룹 아일릿은 공식 SNS 계정을 통해 문샤넬, 예원의 피프티 피프티 합류를 축하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지난해 하이브의 서바이벌 오디션 <알유 넥스트>에 출연했던 경쟁자이자 동료로서 호흡을 맞췄던 문샤넬과 예원의 데뷔를 응원한 것이었다.

'Cupid'가 엄청난 글로벌 인기를 누리긴 했지만 확실한 팬덤 확보로 이어지기도 전에 활동을 중단했던 피프티 피프티로선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Cupid'가 우연히 쏘아 올린 인기의 화살이 아니었음을 이제 'SOS'가 증명해줄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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