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 '2위' 이끈 박진만 감독 "하위권 평가? 선수들 악에 받쳤을 것, 예상 뒤집고 싶었다"

최원영 기자 2024. 9. 23. 08:3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이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승리해 자력으로 정규시즌 2위 및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해냈다.

삼성 라이온즈는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9-8로 승리했다.

드디어 2위 매직넘버를 모두 지웠다. 마지막으로 남겨뒀던 '1'을 자력으로 소멸시키며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했다. 올 시즌 140경기서 77승2무61패를 기록 중인 삼성은 정규시즌 남은 4경기서 모두 패해도 2위를 수성할 수 있다. 2021년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데 이어 3년 만에 다시 가을야구 무대를 밟게 됐다.

키움전 뒤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23일)를 위해 광주로 향한 박진만 삼성 감독은 22일 엑스포츠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올 시즌 개막 전부터 우리 팀이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아마 우리 선수들이 자극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며 "그래도 선수들이 스프링캠프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해 온 것이 열매를 맺은 듯하다. 정말 고맙다"고 힘줘 말했다.

개막 전 삼성은 5강 예측에서 대부분 제외됐다. 하위권에 머물 것이란 예상이 주를 이뤘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악에 받쳐 있었을 것 같기도 하다. 최하위라는 평가까지 있었기 때문에 모두 '올해 진짜 한번 제대로 보여주자'는 마음이 컸을 듯하다"며 "그라운드에 있을 때만큼은 승부욕이 중요하다. 사생결단의 각오로 뛰어야 한다.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자유계약(FA) 이적생인 베테랑 투수 임창민은 지난 1월 말 스프링캠프 출국 전 "많은 분들이 삼성을 5강 전력에서 제외했더라. 그게 참 기쁘다. 왜냐하면 그분들의 예상을 깰 수 있을 것 같아서다"며 "모두가 기대하지 않았을 때 (상위권으로) 올라가면 기쁨이 배가 되지 않나. 올해 그렇게 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나 역시 우리 선수들도, 팀 전력도 나쁘지 않은데 외부 평가가 좋지 않아 아쉬웠다. 예상을 뒤집고 싶다고 생각했고, 해볼 만할 것이라 믿었다"고 돌아봤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이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승리해 자력으로 정규시즌 2위 및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물론 고비도 있었다. 3월 말 개막 후 8위 등 하위권으로 처졌다. 그러나 금세 반등했다. 4월 말부터 3위권을 유지했고 치열한 2위 경쟁 끝에 8월 중순부터 줄곧 2위를 지켰다.

박 감독은 "주장 구자욱을 비롯해 고참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 젊은 선수들과 김영웅 등 올해 새로 주전으로 거듭난 선수들도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내줬다"며 "이성규, 윤정빈 등 잘해주길 바랐던 선수들도 올해는 정말 제 몫을 다해줬다. 여러 면에서 플러스 요인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외인 세 명 모두 새 얼굴이었는데, 타자는 두 번 바뀌었지만 선발투수 코너 시볼드와 데니 레예스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 줬다. 이런 것들이 모여 2위에 오를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곧 포스트시즌이 시작된다.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을까. 박 감독은 "난 현역 시절 포스트시즌 경기가 보너스 게임이라 생각했다. 1년 동안 열심히 뛴 덕에 찾아온 보너스라 여겼다"며 "그래서 부담감, 압박감을 느끼지 않고 즐기면서 플레이했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회상했다.

박 감독은 "가을야구는 큰 무대라 중압감도 클 것이다. 정규시즌과는 그라운드의 분위기부터 완전히 다르다"며 "팀에 포스트시즌이 처음인 선수들도 많은데 욕심부리지 말고 부담감은 내려놓았으면 한다. 팬들과 재밌게 가을을 보낸다는 마음으로 임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삼성 라이온즈 주장 구자욱과 선발 에이스 원태인.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포옹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정규시즌 남은 4경기는 어떻게 운영할까. 23~2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25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 28일 대구 LG 트윈스전이 기다리고 있다. 박 감독은 "우선 선수들의 몸 상태부터 체크할 것이다. 한 시즌을 소화하며 100%의 컨디션으로 나가는 경기는 얼마 안 된다. 다들 조금씩 아프지만 참고 뛰어왔다"며 "이젠 무리할 필요 없다. 더 큰 경기가 남아 있어 기존 선수들은 몸 상태에 따라 기용 빈도를 결정할 것이다"고 귀띔했다.

박 감독은 "선발 출전하더라도 실전 감각만 유지하고 중간에 교체될 수 있다. 아픈 선수들은 더 관리해 주려 한다"며 "선발투수의 경우 23일은 황동재, 24일은 신인 김대호가 들어간다. 25일은 원래 레예스였는데 변동 가능성이 있다. 그날 다른 선수가 등판하고, 레예스는 홈 마지막 경기인 28일에 투입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 감독은 삼성 팬들을 떠올렸다.

그는 "올 시즌 우리가 예상한 것 이상으로,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응원해 주셨다는 걸 알고 있다. 팬들이 1년 내내 변함없이 성원해 주신 덕분에 선수들이 힘을 얻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며 "홈경기뿐만 아니다. 원정경기에도 늘 수많은 팬들이 함께해 주셨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팬들과 함께 행복한 가을을 만들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