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 순정남' 고윤 "정치인 아들? 제 분수를 알고 불러주는 곳은 무조건" [엑's 인터뷰②]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고윤이 유명 정치인의 아들로 풍파를 겪은 뒤, 지금의 '배우 고윤'이 되기까지의 인생 이야기를 담담히 들려줬다.
고윤은 KBS 2TV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극본 김사경/ 연출 홍석구 홍은미)에서 출생근본에 열등감이 있는 다혈질 공진단 역을 맡아 박도라(임수향 분)를 향한 집착을 보였다. 그러나 너무 악하지만은 않도록 '밉상' 굴욕 연기를 소화해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반응을 얻었다.
이번 작품으로 "이름을 얻었다"며 뿌듯함을 보인 고윤은 '미녀와 순정남'뿐만 아니라 '화인가 스캔들', '플레이어2', '카지노2'까지 올해 공개된 작품만 무려 네 편이었다. '열일'을 할 수 있던 이유를 묻자 그는 "따지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20대 시절, 아침드라마와 아역 제안을 수락하지 않았던 것이 "사무치게 후회가 되더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고윤은 "그걸 하면 다 사람을 얻고, 하면서도 또 다른 연습을 하고, 캐릭터를 얻는 건데 (그러지 못했다)"라며 20대 후반부터 생각을 고쳐먹었다고 했다. 그는 "'카지노' 때도 대사 한 마디 있는 역할이었는데 여러 준비를 해 간 모습을 예쁘게 봐주셔서 '파인'에도 불러주셨다. '가문의 영광'에서도 탁재훈 선배한테 어깨너머로 배운 연기가 이번에 공딘단 하면서 큰 힌트가 됐다"며 "역할 크기와 관계없이 불러주는 곳 무조건 가고 앞으로도 뭐든 할 생각"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연기라는 일에 열정이 가득한 고윤은 미국 명문 리하이대학교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어린 시절에 줏대가 없었다. 하고 싶은 걸 끝까지 밀지 못했다"는 그는 미술을 전공한 누나들처럼 미술을 하려 했다고.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에 미술을 하지 못했고, 대들지 않고 리하이대학교 건축학과에 진학했다. 이후 주변의 조언에 회계학과로 전과했다는 고윤은 "수업을 듣고 있는데 내가 여기 왜 앉아 있는 거지 싶어서 군대를 빨리 갔다"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만 20살에 군대를 간 고윤은 상병 정기휴가 때 조정석이 연기한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만나면서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제대 후 복학해 수업을 듣던 고윤은 "나 더 이상 줏대 없이 하지 말고 밀어붙이자 해서 미국 짐들을 팔고 한국에 몰래 들어왔다"며 몰래 연기 학원을 다녔다고. 그러나 결국 부모님께 이를 들킨 뒤, "아버지가 저한테 '차라리 미술하면 안 되냐' 했는데, 너무 화가 났다. 겨우 다시 하고 싶은 걸 다 찾았는데 반발심이 들었다"며 반대에 부딪혀 반지하방을 구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연기를 했다. 6개월 연기를 배운 상태에서 감히 오디션을 볼 실력이 안 되던 차에, 영화 '가문의 수난' 스태프 공고가 떠 연출부 막내가 된 게 고윤의 연기 생활 시작이었다.
연기를 시작하기까지도 다사다난했는데, 데뷔 후에도 여러 일이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전 국회의원 김무성으로, 아버지는 물론 친할아버지, 외할아버지까지 모두 국회의원인 정치계 집안이다. 유명 정치인의 아들이란 이유로 역차별을 당한 적도, 루머에 휩싸인 적도 있다. 고윤은 "전 술, 담배도 잘 안 하고, 유학 때도 약을 안 했다"며 오해 때문에 캐스팅에서 누락되기도 했었다고 했다. 여기에 아버지의 '노룩패스' 사건까지 겹치면서, 몇 년은 자신의 프로필을 주는 것도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것저것 따지다가 안 하니 아무것도 안 한 사람이 되어있더라"던 그는 마침 웹드라마와 OTT가 늘어나던 시기, 틈새시장을 공략했다고 했다.
그렇게 인고의 시간을 견딘 고윤은 지난해 '가문의 영광: 리턴즈'에서 '노룩패스'를 패러디까지 했다. 그는 이 패러디로 '나름의 종지부'를 찍고 싶었다고 밝혔던 바. 이제는 종지부를 찍은 것 같은지 묻자 고윤은 "이제는 시간이 지나서 아버지도 은퇴하신 지 오래됐고, 이제는 저한테 그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은 없다. 10년을 큰 사건사고 없이 하다 보니 그런 애가 아니라는 걸 인지하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공진단으로 조금의 이름을 알렸으니, 다음엔 더 임팩트 있는 역할 맡아서 색다른 역할 보여주고 싶다"고 담담히 이야기했다.
2013년부터 연기를 시작해 꾸준히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 11년을 돌아보면서 고윤은 "언제 11년이 지나간지도 모르겠다. 현장에서 어느 순간 선배님이 되더라. 아직 모르는 게 많고 어설픈데 내가 언제 선배가 됐지 했다. 이제는 NG를 내면 안 될 것만 같더라. 정신 차려보니 이제는 현장에서 어설프면 안 되는 나이와 연차가 됐구나 했다. 이전에도 비록 돈을 받고 했지만, 연습이었다 생각하고 지금부터는 칼같이 잘 해내야할 것 같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와, 11년이 지난 지금 "방향성이 완전히 바뀌었다"고도 했다. 고윤은 "저는 옷을 좋아해서, 처음 연기가 된 목표 중 하나는 남성 패션 월간지의 표지모델이 되는 게 꿈이었다. 이런 풍파를 겪다 보니 '난 주인공은 안 되는구나' 현실 자각을 했다. 그 와중에 연기는 너무 재밌더라. 나의 분수를 알았으니,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지치지 않고 연기를 사랑하면 되는구나 그러다 보면 표지모델은 아니더라도 내 마음에 드는 역할을 만나면 되겠구나 했다"고 달라진 목표를 밝혔다.
"한 번은 다 같이 있는 자리에서 박상원 선생님이 극찬을 해주셨어요. 진단이는 연기가 부족한데 부족한 연기력을 인간미로 커버한다고, 인간이 좋으니까 시청자를 설득한 거라고 해주셨어요. '보조출연자들과 단역들을 챙겨주는 거 보고 네가 좋아졌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라'고 공개적으로 칭찬을 해주셨는데, 이렇게 계속 가야 내가 부족함이 있더라도 사람의 마음을 사는 일을 하니 이런 게 계속 중요한 부분이구나, 계속 이렇게 가야겠구나 했습니다. 배우로서도 지금은 너무 어려운 형국이라 자고 일어나면 어떤 작품이 엎어져 있고 이런 게 많아서 지금은 '어디든 불러주면 가겠다'가 목표입니다."
사진=얼리버드 엔터테인먼트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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