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벌 10만 관객 모은 아이유 " 나 따위가…" 주제파악 시급 (엑's 현장)[종합]

(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장인영 기자) 주제파악이 안 됐다. 국민가수 아이유(IU)의 이야기다. 

아이유는 21~2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앙코르 콘서트 '더 위닝(THE WINNING)'을 개최하며 월드투어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아이유는 2022년 여성 뮤지션 최초로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 최초로 입성한 데 이어 서울 월드컵경기장까지 국내 대형 스타디움에 모두 입성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이날 상암벌의 광활한 무대 위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모습을 드러낸 아이유는 '홀씨, '잼잼' 무대로 오프닝을 화려하게 열어젖혔다. 5만명 관객의 환호 속 아이유는 "2024년 아이유의 첫 월드투어 '헐(HEREH)' 앙코르 콘서트에 오신 여러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저는 아이유입니다"라면서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이후 '어푸', '삐삐', '오블리비아테(Obliviate)' 무대가 이어지고 '셀러브리티(Celebrity)', '블루밍(Blueming)' 무대에서는 아이유가 이동장치(플라잉)를 타고 중앙으로 날아오며 관객들과 더욱 가까이 호흡했다. 아이유는 "이렇게 가까이 올 줄은 몰랐죠. 한 번은 가까이서 보고 싶어서 왔다. 이렇게 가까울 줄은 몰랐는데 한 번 오면 뽕을 뽑고 가야 한다"라고 했다.

아이유의 데뷔 이래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된 상암 콘서트. 첫날은 보슬비가 내린 반면 마지막 날은 날씨까지 그야말로 '럭키비키' 했다. 아이유 역시 뻥 뚫린 월드컵경기장에 선선한 가을 바람이 솔솔 불자 "그저께 리허설할 때까지만 해도 너무 여름이었다. 길었던 여름이 가고 반가운 가을의 시작에 아이유 콘서트를 선택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이 밖에도 '하바나(Havana)', '너의 의미', '밤편지', '라스트 판타지(Last Fantasy)' 무대에서는 아이유만의 섬세하고 호소력 짙은 보컬이 돋보였다. 관객들은 '쇼퍼(Shopper)'를 부르는 아이유의 목소리도 묻힐 정도의 떼창으로 함께 무대를 만들어갔다. 아이유는 이에 "사실 '쇼퍼'가 버튼을 누르듯 떼창이 나올 수 있는 곡은 아닌데 너무 감사하다. 제가 꿈꿨던 '쇼퍼'였다"고 감격했다.

아이유의 미발매 신곡 '바이 서머(Bye Summer)'를 최초 공개하기도 했는데, "지난 번 서울 콘서트를 시작으로 요코하마를 제외하고는 더운 도시들이라서 3월부터 역대급으로 긴 여름을 보냈다. 사실 여름을 싫어하는 사람인데 이번 여름은 너무 좋았다"며 "여름을 보내는 마음으로 '바이 서머'라는 곡을 들려드렸다. 상암 공연에 맞춰 여름이 떠나갈 줄은 몰랐다. 기온이 뚝 떨어지더라. 낮에는 조금 더워서 대기하면서 조금 힘드셨을 것 같은데 맑은 저녁 하늘을 볼 수 있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아이유 콘서트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콘서트인 만큼 화려한 드론, 폭죽, 드론쇼가 이어져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순간들을 만들어냈다. 또한 이번 공연에서는 관객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입장 전 모든 관객에게 방석과 망원경을 증정, 아이유의 센스를 돋보이게 했다.  

언제 들어도 반가운 정규 2집 타이틀곡 '너와 나' 무대에서 아이유는 "이 노래는 항상 세트리스트의 피날레 부분에 넣는다. 반주만 들어도 10대 때 생각이 난다"며 "오늘 '아이유 참 좋다' 역대급이었다. 그간의 공연 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모였으니 큰 소리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도 않다. 소리는 지르고 싶어야만 질러지는 것 아닌가. 당연한 일이 아니라 감사하다"고 했다.

마지막 곡은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가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러브 윈즈 올(Love wins all)'. 아이유는 "목차상 마지막 곡이다. 다시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긴데 순전히 가수의 재량인 거 아시죠"라며 앙코르 무대를 두고 관객과 밀당해 폭소를 유발했다.

그는 "이번 앨범과 투어의 가장 큰 주제를 담당하고 있는 곡이기도 하고 이 곡을 부를 때쯤에는 목이 살짝 잠겨서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다. 실제 녹음할 때도 아팠다. 물론 쉰 목소리로 열창한다고 해서 진정성 있는 게 아니지만 제 입장에서는 더 노력하게 되니까 관객 한분한분께 가사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아이유는 앙코르로 '쉬..(Shh..)', '스물셋', '홀씨'를 선보였고, 앙앙코르에서는 '스트로베리 문(strawberry moon)', '가을 아침', '언럭키(unlucky)', '있잖아' 록버전 등으로 180분 가까운 세트리스트에도 지치지 않은 에너지를 선사했다. 

아이유의 상암벌 입성이라는 기념비적인 타이틀에 이어 이날 공연은 아이유의 100번째 단독 콘서트라고 해 놀라움을 안겼다. 아이유는 스태프들이 준비한 케이크를 받고 현장 관객들에게 축하를 받았다. 

"너무 거짓말 같다"는 아이유는 "상암에서 이렇게 많은 분들을 모시고 큰 공연을 하는 날 100번째 공연이라고 해서 그런 거짓말이 어딨냐고 했는데 진짜더라. 가수의 입장에서는 99번째, 101번째 공연도 중요하지만 이건 팬분들이 100번째 공연을 직접 세어주셨다는 뜻이다. 우리 엄마도 안 세어주는 걸(웃음)"라면서 "앞으로 몇 백번의 공연을 더해야 가수 인생이 끝날진 모르겠지만 닿는 데까지 해볼 테니 닿는 데까지 세어달라"고 했다.  

이같은 겹겹경사를 맞이한 아이유는 '백일잔치'라면서 "여러분의 기도나 응원이 없었으면 못했다. 저따위가 못했을 거다. 진짜로. 저따위가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여러분이 멱살 잡고 끌어주셨다. 관객분들이 사랑으로 '정신차려' '일어나' 이렇게 해서 겨우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덕분에 월드투어도 해보고 호강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홀씨' 같은 마음가짐을 강조하기도 한 아이유는 "원래도 원대한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홀가분히 세상 멀리 바라보면서 오래 생존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 세상 구경 잘하고 왔고 이번 투어에서 느낀 감사함을 좋은 음악으로 녹여서 가지고 오겠다. 정말 감사하다"고 연신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 3월 서울을 시작으로 대륙별 18개 도시를 돌며 마침내 상암벌에서 월드투어의 마침표를 찍게 된 아이유는 "항상 미움이 솟구치는 순간에도 끝에는 사랑이길 바라며 여러분 하루하루 크고작은 승리하시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원래 원대한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홀가분히 세상 멀리 바라보면서 오래 생존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 "좋은 하루는 갑자기 온다. 행운 없이도 잘 살 수 있다. 그렇지만 여러분들께 조금 더 행운이 가길 언제나 바라겠다" 등 뜻깊은 소회와 함께 10만 유애나(팬덤명)과 호흡했다.

사진=EDAM 엔터테인먼트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