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합니다" 외친 김서현, 데뷔 첫승 기운 안고 10홀드 도전 [대전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한화 이글스가 자랑하는 파이어볼러 김서현이 꿈에 그리던 프로 데뷔 첫승을 손에 넣었다. 팀의 2연승과 7위 도약에 힘을 보태고 2024 시즌 막바지에 값진 경험을 쌓았다.
김서현은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15차전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 한화의 8-4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김서현은 이날 팀이 1-4로 끌려가던 7회초 이닝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전준우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초구, 2구가 볼이 됐지만 3구째 151km짜리 직구로 전준우의 배트를 누르는 데 성공했다.
김서현은 이어 나승엽을 우익수 뜬공, 윤동희를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고 삼자범퇴를 완성했다. 최고구속 153km를 찍은 직구에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어 던지면서 쉽게 아웃 카운트 두 개를 더 추가했다.
김서현은 한화 타선이 7회말 4득점을 뽑아내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한승혁과 주현상이 각각 8회초와 9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김서현의 프로 데뷔 마수걸이 승리가 완성됐다.
김서현은 경기 종료 후 "그 어떤 순간보다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 지난해 데뷔 첫 세이브를 따냈을 때보다 기분이 더 좋다"고 웃은 뒤 "불펜투수이기 때문에 승리투수가 되는 게 쉽지 않아서 데뷔 첫승도 오래 걸릴 거라고 생각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달성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서현은 서울고 3학년 시절이던 2022년 열린 2023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150km 초중반대 강속구를 앞세워 '초고교급' 투수로 불렸던 가운데 동기들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화는 김서현에게 계약금 5억 원을 안기면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서현은 하지만 프로 데뷔 첫해 예상보다 큰 성장통을 겪었다. 2023 시즌 1군 20경기 22⅓이닝 1세이브 평균자책점 7.25의 성적표를 받았다. 제구 불안 속에 루키 시즌 적지 않은 보완점을 확인했다.
김서현은 다행히 2년차를 맞은 올해 안정을 찾았다. 34경기 35⅓이닝 1승 1패 9홀드 평균자책점 3.31로 한화 불펜의 주축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특히 7월에는 9경기 9⅓이닝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0.96의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를 뽐내기도 했다.
김서현이 꼽은 반등의 비결은 자신감이다. 스스로 자신을 돌아봐도 마운드 위에서 여유가 생겼다. 투구 밸런스도 고교 시절 가장 좋았을 때 모습을 찾았다는 입장이다.
김서현은 "지난해 못 했던 부분을 올해 조금 보답받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내 자신을 믿을 수 있게 됐다"며 "주위에서도 내 표정이 많이 밝아졌다고 하더라. 나도 최대한 많이 웃으면서 더 노력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에는 고등학교 때 투구폼과 거의 비슷하게 던지고 있다. 슬라이더도 자신감이 붙으면서 더 잘 던지게 되는 것 같다"며 "현재 폼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김서현은 프로 데뷔 첫승을 거두고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는 질문에는 "팬 서비스"라고 답했다. "오늘도 만원 관중이 오셨는데 내가 보답하는 길은 열심히 사인을 해드리는 일 같다. 저녁에 미용실을 예약해 두기는 했지만 그래도 팬 서비스는 꼭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남은 시즌 목표로는 두 자릿수 홀드 달성을 언급했다. 김서현은 지난 1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9홀드를 수확했다. 한화가 2024 시즌 잔여 6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10홀드 도전은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김서현은 "두 자릿수 홀드까지 딱 한 개가 남았다. 남은 경기에서 10홀드를 꼭 채우고 정규시즌을 마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대전, 엑스포츠뉴스/한화 이글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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