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스토리] 강원 삼척부터 경남 통영까지…도서산간과 소도시에도 '로켓배송'
쿠팡
인구감소지역 배송 16곳 더 늘려
9개 지역 물류 인프라 3조원 투자
물류·배송 관련 일자리 창출 기대
전라남도 여수 월호동에 거주하는 50대 주부 김모씨는 약 1년 전부터 쇼핑에 쿠팡 로켓배송을 이용한다. 백화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유명 브랜드 화장품은 물론 물티슈와 식료품도 쿠팡을 통해 1주일에 2~3차례 익일·당일 배송으로 받는다. 여수 월호동은 물류취약지역으로 분류된 곳으로, 가까운 백화점은 차로 약 2시간(130km)가량 떨어진 광주광역시에 있다. 김씨는 “세제나 샴푸, 화장품 등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여수 시내나 광주의 백화점을 다녀와야 했는데 로켓배송으로 삶의 질이 좋아졌다”고 했다.
올해 로켓배송 론칭 10주년을 맞은 쿠팡의 로켓배송 가능 지역(이하 쿠세권)이 인구소멸 위기에 놓여 쇼핑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쿠팡은 현재 전국 182개 시군구에 대해 로켓배송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 쿠팡은 3조원을 투자해 경상북도 김천과 칠곡, 충청북도 제천, 광주·부산·울산 등 9개 지역에 추가 물류 인프라를 투자하기로 했다.
쿠팡은 특히 최근 수년간 인구감소 위기에 놓인 도서산간과 소도시로 로켓배송을 늘렸다. 정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전체 89곳)인 강원 삼척, 관심지역인 경남 통영·사천 등 16곳으로 로켓배송을 늘렸고, 2027년부터는 6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쿠팡이 로켓배송 쿠세권을 넓힌 지방에는 지난 6월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물류취약지역도 다수 포함돼 있다. 물류취약지역 주민에게는 배송 건당 최대 3000원의 택배비가 지원된다. 정부가 택배서비스가 어려운 곳으로 분류한 물류취약지역으로 쿠팡이 무료 배송이 가능한 쿠세권을 넓힌 것이다. 물류취약지역으로 지정된 여수 월호동과 율촌·화양면, 경남 통영 광도·용남면, 충남 서산 지곡면, 부산 가덕도동, 인천 용유동 등 다수 지역에서 로켓배송을 시행하고 있다. 전남 목포 유달동, 경남 사천 동서동 등에도 로켓배송이 지원된다. 이들 지역에서는 와우 멤버십을 통한 무제한 무료 익일배송과 반품 및 환불 혜택으로 생활의 불편함과 비용 부담을 덜고 있다.
여수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한인옥씨는 쿠팡 로켓배송을 이용하면서 기저귀와 세제, 샴푸 등 펜션 비품을 수시로 주문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숙소에 연박하거나 ‘한달 살기’하는 펜션 고객들에게 급히 물건이 필요하면 ‘쿠팡을 이용하시라’고 안내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수도권에 살다 지방에 둥지를 튼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4년 전 경기 수원에서 강원 삼척으로 이사 온 차슬기씨는 “생수, 물티슈 등 무게 나가는 생필품을 쿠팡에서 주문하면서 바로바로 구할 수 없는 지방생활의 불편함을 해소했다”고 했다.
로켓배송이 지방에 촘촘하게 확대될 수 있는 것은 쿠팡이 10년간 6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개 이상 물류센터 등을 건립해 운영하기 때문이다. 오는 2026년까지 3조원을 추가 투자해 9개 지역에 물류센터를 구축하게 되면 쿠팡의 물류 투자 규모는 10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쿠세권 확대는 지역간의 생활서비스 격차를 줄이는 한편 20대 청년이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것을 줄이는 효과를 낳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들의 거주환경 매력도 상승과 함께 물류 및 배송과 관련한 대규모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된다는 것이다.
쿠팡은 9개 지역의 물류 투자로 약 1만 명의 신규 직고용 인원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쿠팡의 전체 직고용 인력은 7만여 명에서 8만 명대로 늘어나고, 전체 인력의 80% 이상은 비(非)서울 지역에서 창출된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직고용 일자리는 즉시 취업이 가능하며, 4대 보험과 연차휴가·무료 셔틀버스 등의 혜택을 가진 만큼 취업난에 빠진 지방 20대 청년과 경력단절여성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쿠팡의 전체 직원 가운데 청년(19~34세) 고용 인원은 2만명 이상이었고, 물류·배송직군 근로자의 48%는 여성이다.
김승수 중앙일보M&P 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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