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노래에 DJ까지 하는 AI… 방송가, AI 접목 본격화

정진영 2024. 9. 23.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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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의 인공지능(AI) 접목 시도가 본격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AI를 방송 프로그램에 접목하는 시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 AI 기술의 활용을 주목하고 있는 만큼 AI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지만, 아직 대중은 AI 기술을 신기해할 뿐 낯설게 느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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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뉴스, 예능, 라디오까지 도입
신선하다와 낯설다는 상반된 평가
‘사람 같지 않다’ 이질감 극복해야

방송가의 인공지능(AI) 접목 시도가 본격화하고 있다. AI 활용은 뉴스를 넘어 예능, 다큐멘터리, 라디오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AI에 대한 이질감과 거부감을 낮추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싱크로유’는 AI가 만들어낸 목소리 사이에서 진짜 사람 목소리를 찾아내는 예능이다. KBS 제공


올해 방송가에서는 AI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 2TV ‘싱크로유’는 AI가 실제 가수처럼 만든 목소리들 사이에서 진짜 가수가 가창한 목소리를 찾아내는 예능이다. 실제 가수를 모창하는 사람들 사이 진짜 가수의 목소리를 찾아내는 ‘히든싱어’ 같은 프로그램은 있었지만, AI가 ‘진짜같이’ 만들어낸 목소리 사이에서 사람의 목소리를 찾아낸다는 점이 새로운 요소다.

‘싱크로유’는 AI가 한창 이슈로 떠올랐던 지난해 기획됐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권재오 PD는 22일 “AI가 화제여서 활용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우연히 유튜브에서 AI 커버 영상을 보게 됐다. 조악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 자체가 신기해서 예능으로 풀어보고 싶었다”며 “AI가 화제는 맞지만, 대중에게는 아직 낯선 소재여서 가장 대중적인 음악이란 장르와 결합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AI 기술은 일상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AI 기술이 사용된 프로그램을 보는 건 시청자에게 편안함보다는 낯선 감정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대표적 예시가 지난 2월 MBC에서 방송됐던 ‘PD가 사라졌다’(3부작)다. ‘PD가 사라졌다’는 AI가 PD가 되어 출연자 캐스팅부터 진행, 연출에 편집까지 하는 실험적인 시도를 했다. AI PD 엠파고가 입력된 키워드에 따라 출연자들에게 미션을 주고, 이를 출연자들이 수행하는 형식이었다. 세계 최초로 시도된 형태였던 만큼 시청자들로부터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최고 시청률은 0.5%에 그쳤다.

KBS 쿨FM ‘스테이션 X’는 생성형 AI 기술로 탄생한 ‘외계인 제니크’가 라디오를 진행한다. AI 도입은 대세가 됐지만, 대중의 거부감을 낮추는 게 과제라는 지적이다. KBS 제공


그럼에도 AI를 방송 프로그램에 접목하는 시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 쿨FM ‘스테이션 X’는 생성형 AI 기술을 통해 탄생한 외계인 제니크가 라디오를 진행한다. 제니크는 라디오 진행뿐 아니라 선곡과 원고 작성까지 하며 제작 전반에 참여한다. ‘스테이션 X’를 들어보면, 어색하다는 느낌이 가장 먼저 든다. 제니크가 인간의 목소리로 음악을 소개하는 등 말을 하지만 ‘사람 같지 않아서’다.

이 부분이 현재 PD들이 가장 고민하는 지점이다. 전 세계에서 AI 기술의 활용을 주목하고 있는 만큼 AI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지만, 아직 대중은 AI 기술을 신기해할 뿐 낯설게 느끼기 때문이다. 한 방송국 PD는 “AI 기술이 앞으로 보편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대중은 신기술을 신기해할 뿐 결국은 사람을 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아직 AI 기술이 접목된 프로그램이 잘 된 사례가 없는 것”이라고 짚었다.

‘싱크로유’에도 이런 고민의 결과물이 반영됐다. 권 PD는 “처음 ‘싱크로유’ 기획을 보고 내부에선 재밌을 것 같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AI의 비인간성을 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래서 장기하의 ‘수퍼노바’, 인순이의 ‘고민중독’처럼 시청자가 웃을 수 있는 요소를 넣었다”며 “결국 ‘싱크로유’의 주인공은 실제로 출연한 가수들이라 생각해서 출연 가수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선곡과 구성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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