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해외매각 않는다는 MBK… 과거 약속 다수 미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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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보고 있습니다. 어떤 구조조정도 없을 것이며 고용 창출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고려아연을) 중국 업체에 매각할 수도 없고, 할 생각도 없습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지난 19일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추진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가 성공한 뒤에도 비슷한 사태가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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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구조조정·자산 매각 이어져
핵심 소재기업… 시장선 우려 시각
“10년을 보고 있습니다. 어떤 구조조정도 없을 것이며 고용 창출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고려아연을) 중국 업체에 매각할 수도 없고, 할 생각도 없습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지난 19일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추진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하지만 MBK가 과거 국내기업 인수를 추진하며 했던 약속 대부분은 경영권 확보 이후 지켜지지 않았다.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가 성공한 뒤에도 비슷한 사태가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MBK는 2013년 ING생명(현 신한라이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 ING생명 임직원 등에 회사를 약 10년 이상 보유하며 장기적으로 경영하겠다고 구두로 약속했다.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도 강조했다. ‘먹튀’ 이미지를 가진 사모펀드에 대한 회사 안팎의 부정적인 시각을 타개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인수 약 6개월 만에 회사는 대대적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조직 쇄신이라는 명분 아래 기존 임원 32명 가운데 18명이 회사를 떠났고, 회사는 평직원의 30%에 달하는 270명 감축을 목표로 내세우며 희망퇴직을 받았다. 당시 정문국 신임 ING생명 사장은 사내 메시지를 통해 “희망퇴직이 직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고 회사가 변모할 수 있는 계기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통보했다. 매각은 단기간에 이뤄졌다. 법적 재매각 금지 기간 2년이 끝나기가 무섭게 안방보험 등 중국계 금융회사를 포함한 매수 희망자들과의 협상에 돌입했다. 4년도 안 돼 ING생명 지분 40%를 매각했고, 2018년 잔여 지분 일체를 신한금융지주에 넘겼다.
김 부회장은 2015년 약 7조원에 홈플러스를 사들일 때도 “인위적인 인력 감축·구조조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영권 인수 이후 MBK는 20개 넘는 홈플러스 점포를 폐점하거나 매각 후 재임차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처분했다. 동시에 채용을 줄여 고용 규모도 감소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3년 홈플러스 직원은 약 2만명으로, 2015년에 비해 5000명이 줄었다. 간접고용 직원 역시 5000여명 줄어 8년 만에 총 1만명 가량의 직원이 홈플러스를 떠났다.
고려아연이 핵심 소재 기업이라는 점에서 해외기업으로의 매각으로 인한 기술 유출, 경제안보 위협 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MBK는 과거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두산공작기계(DN솔루션즈) 매각을 타진할 때 중국 미국 일본 등 외국 투자자들과도 매각 협상을 벌인 전력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MBK는 다양한 외국 LP의 투자를 받는 만큼 사실상 무국적 자본”이라며 “좋은 조건으로 팔 수 있다면 매수자의 국적을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노조, 이사회, 사업장 소재지 지역사회 등 고려아연 이해관계자들은 사모펀드가 새 주인이 되는 것의 부작용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MBK 측은 이날 “최씨 일가 모두가 개인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더라도 2조원(영풍·MBK 공개매수 규모) 자금 모집에 도움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경영권 확보를 자신했다. MBK는 글로벌 투자 플랫폼 스마트카르마가 그간 고려아연의 ‘형편없는 투자’를 지적하며 자신들을 지지했다고도 밝혔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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