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티 왕의 마켓 나우] 중국은 해외투자를 통해 무엇을 노리는가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FOCAC)이 지난 4~6일 베이징에서 열렸다. 필자도 마침 베이징에 있었다. 시진핑 주석은 아프리카에 500억 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이 액수에 신용대출 300억 달러와 직접투자 100억 달러가 포함된다. 중국이 아프리카와 유대 강화를 통해 바라는 것은 전체적인 대외 활동 강화다. 그럴 필요성은 중국과 서방 간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서 나온다.
서방의 중국 감시가 지난 몇 년간 강화됐다. 이에 중국은 글로벌 시장 회피가 아니라 적극적인 해외 투자로 맞서고 있다.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국 기업의 80% 이상이 2023년 해외투자 유지와 증가를 선택했다. 2022년보다 거의 10%포인트 높다. 이는 해외투자로 글로벌 시장과 연결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국 기업에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는 뜻이다.
중국은 외국인 투자의 수혜국에서 주요 글로벌 투자자로 탈바꿈했다. 2015년 예상치 못한 외환개혁 이후 중국의 해외직접투자(ODI)가 급증했다. 이는 1년 이내에 중국 위안화가 미 달러 대비 10% 이상 평가절하되는 결과를 낳았다. 중국 기업들, 특히 민간 기업들은 해외투자를 서두르고 선진국에서 미 달러 자산을 사들였다. 그들의 투자는 부동산·엔터테인먼트·호텔, 심지어 스포츠 클럽을 비롯한 다양한 3차 산업을 포함했다.
2015~2016년 이후 중국 ODI는 구조적으로 바뀌었다. 투자 대상은 서방에서 아시아, 특히 아세안으로 이동했다. 또 주요 투자 부문이 3차 산업에서 제조업으로 옮겨갔다. 흥미롭게도, 중국 기업들이 아세안 지역 사업 확장에 더 적극적이 되었음에도, 서방에서 확보한 입지는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아세안+1’ 전략의 증가를 시사한다.
국내외 전례 없는 변화가 중국 ODI를 재편했고 앞으로도 계속 변화시킬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산업·에너지 정책의 재조정과 이른바 ‘신삼(新三) 산업’(전기차·태양광·리튬 배터리)의 급속한 발전이 중국 제조업체들의 해외 시장 확장 야망을 부추기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의 추진, 지역화 추세, 그리고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른 제재 위험을 피하기 위한 니어쇼어링(nearshoring, 인접국 이전)이 중국 제조업체들에게 생산기지와 소비시장 다각화를 전략으로 채택하게 하고 있다. 아세안과 같은 지역에서 사업을 성장시키는 한편 선진국에서도 기존 기업활동을 유지하는, ‘아세안+1’ 전략을 중국 기업들이 점점 더 선호할 수 있다. ODI를 통해 중국이 꾀하는 것은 지역 공급망과 연결을 유지하고, 국내 시장 밖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며, 서방의 제재 위험에 대응하는 것이다.
베티 왕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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