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갈등’ 분수령 될 내일 만찬…김 여사 리스크 풀까

김기정, 박태인 2024. 9. 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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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체코 공식방문 일정을 마치고 22일 서울공항으로 귀국하며 마중 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악수하고 있다. 이날 공항에는 국민의힘 한 대표·추경호 원내대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홍균 외교부 1차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나왔다.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24일 만찬 회동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윤·한 회동은 7·23 전당대회 직후인 7월 24일 이후 두 달 만이지만, 시기적으로는 여권의 지지율 하락과 맞물려 있다. 취임 이후 역대 최저 국정운영 지지율(20%, 한국갤럽 9월 10~12일 전화면접조사)을 보인 윤 대통령은 물론이고, 한 대표 역시 개인 지지율과 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세다. 여권의 위기감이 클 수밖에 없다.

22일 당 관계자에 따르면 한 대표는 24일 만찬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한 정부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건의하는 등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한 방안을 거론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에게 독대도 요청했다고 한다. 한 대표 측은 “어렵게 성사된 자리인 만큼 밥만 먹고 사진만 찍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선 이날 만찬에서 의·정 갈등 현안 외에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관련 언급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여권 위기 상황을 초래한 이유 중 하나로 김 여사 리스크를 거론하는 이가 당내에 적지 않다.

최근 명품백 수수사건 불기소 처분을 받은 뒤 김 여사가 활동 폭을 넓히자 “지금은 나올 때가 아니다. 국민을 더 힘들게 할 수도 있다”(홍준표 대구시장)며 김 여사의 공개활동 자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대표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김 여사 처신은) 부적절했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주요 현안에 대한 밀도 있는 이야기가 오가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만찬 형식 때문이다. 24일 만찬엔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통령실 고위 참모(수석비서관급 이상)를 포함해 스무 명 넘는 인원이 참석할 계획이다.

한 대표 측은 “이 때문에 독대를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 반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번 만남은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새 지도부 간 상견례 성격”이라며 “현안을 다루겠지만, 논의하고 토론하는 그런 자리는 아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신뢰가 여전히 부족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22일엔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했다’는 보도의 경위를 두고 대통령실과 여당이 종일 신경전을 벌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독대 요청 같은) 민감한 이야기가 왜 언론에 나가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취재진에게 “저희 지도부 중 어떤 분도 먼저 언론에 얘기한 적이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 체코 방문 와중인 지난 20일 언론 인터뷰에서 한 대표가 “대통령실 생각이 민심과 동떨어져 있는데, 불편해지는 게 싫다고 편들어야 하나”고 언급한 것에 대한 대통령실의 불편한 기류도 감지된다. 당장 친윤계에선 “지금처럼 자기 유리한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하는 언론 플레이를 (한 대표 측이) 계속하면 그 누구와도 신뢰를 쌓기 힘들다”(장예찬 전 최고위원)며 부글부글 끓었다.

한편 윤 대통령은 22일 오전 6시쯤 체코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다. 윤 대통령이 귀국한 서울공항엔 한 대표를 비롯해 정진석 비서실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마중 나왔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는 대화 없이 악수만 했고, 이상민 장관과는 50초가량 얘기를 나눴다.

김기정·박태인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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