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로잔대회 1신] 4차 로잔대회 개막 “다중심적 선교 시대, 한국서 세계 선교 이정표 제시”
대위임령 이루는 선교 방법 모색할 예정
전 세계 복음주의권 올림픽이자 복음주의자들의 축제인 ‘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가 22일 개막했다.
‘교회여,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Let the Church Declare and Display Christ Together).’ 인천 송도 컨벤시아센터 메인홀에 모인 200여개국 5000명 참석자들은 로잔대회의 주제 문구가 대형 스크린에 나오자 환호와 박수로 개막식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서 한국워십팀 ‘아이자야61’의 인도로 참석자들은 CCM ‘아이 스피크 지저스(I Speak Jesus)’를 부르며 손을 들고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했다. 본격적인 행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사회자는 청중 가운데 1974년 1차 로잔대회, 1989년 2차 마닐라대회, 2010년 3차 케이프타운대회 참석자들이 있다면 일어나 달라고 요청했고 이들이 일어나자 박수로 화답했다. 이후 유나이티드 합창단은 오케스트라와 전통 북을 활용한 무대를 선보이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수백 년 복음의 역사를 지닌 국가가 아닌 140년 남짓한 기독교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에서 세계 선교의 새로운 청사진과 이정표가 제시된다는 점에서 한국 기독교의 기념비적이자 세계 기독교 역사의 한 획을 긋는 행사가 될 전망이다. 대회는 오는 28일까지 열린다.
제4차 로잔대회 공동대회장 이재훈 온누리교회 목사는 “1910년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세계선교대회가 열렸을 때 사무엘 모펫 박사가 당시 한국에서 일어난 부흥을 나누며 영적 강국이 될 것이라 선포했다”며 “한국을 향한 그의 소망과 사랑의 실현이 4차 로잔대회 개최로 이어졌다고 본다. 초연결·다중심적 시대에 복음주의권이 어떻게 대위임령을 이뤄야 할지 나누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클 오 국제로잔 총재는 “예수님의 재림이 가까이 오면서 세상은 점점 험악해지고 있는데 그리스도인은 더욱 소리높여 복음을 나타내고 선포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그리고 겸손하게 참여해 복음화 전략을 모색하자”고 강조했다. 또 “말과 눈에 보이는 행동으로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고 말하면서 “한국교회 성장한 것은 행함이 있었기 때문이며 그 배경엔 선교사들의 복음 전파와 병원, 학교를 통한 섬김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를 대독한 용호성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은 “로잔운동은 스위스 로잔에서 시작된 운동으로 지난 50년간 복음을 전하고 사회적 약자를 돌보고 정의를 실천했다”며 “이번 제4차 로잔대회는 그 역사를 잇는 동시에 새로운 시대를 위한 복음화의 전략을 모색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환영사에서 “국적과 나이, 직업을 초월해 한 마음 한뜻으로 모인 신앙인들이 자유로이 소통하는 대회가 안전한 환경에서 치러질 수 있도록 인천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로잔대회는 복음주의권 거장 빌리 그레이엄(1918~2018) 목사와 존 스토트(1921~2011) 목사를 주축으로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처음 열렸다. 제2차 마닐라대회(1989년)와 제3차 케이프타운대회(2010년)를 거쳐 50년 동안 전 세계 복음주의 운동 발전에 기폭제 역할을 해왔다. 이번 대회에는 200여개국의 목회자 선교사 기업가 정치인 NGO활동가 등 5000명이 현장에 참석한다. 온라인에서도 5000명이 참가한다. 자원봉사자 및 운영 요원은 2000명에 달한다. 1차 대회 2700여명, 2차 대회 3000명, 3차 대회 4700명을 훌쩍 뛰어넘는 역대급 규모로 치러진다.
희년(50년)을 맞은 4차 대회는 로잔운동의 역사를 돌아본다. 이어 국제·사회·문화적으로 급변하는 세태 가운데 세계 기독교 선교의 확산을 위해 노력한 결과를 공유하는 한편 미래 선교전략을 모색한다.
‘문서 운동’으로도 불리는 로잔대회에서는 세 개의 문서(서울선언문, 지상명령 성취를 위한 보고서, 협력과 행동을 위한 느헤미야 선언)가 발표된다. 서울선언문은 21세기 현 상황에서 대위임령(또는 지상명령·마 28:18~19) 과업의 수행에 필요한 4가지 핵심 주제(복음주의 해석학, 인간의 의미, 기독교 신앙과 기술에 관한 신학적 성찰, 제자도)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협업 행동팀 헌신 서약은 2050년까지 부상하는 젊은 세대 복음주의 그리스도인의 연합과 협업을 통해 대위임령 성취를 완수하기 위한 과제 등을 담았다.
대회 기간 매일 오전에는 ‘성령행전’으로 불리는 사도행전으로 ‘성령강림’ ‘선교공동체’ ‘핍박과 선교’ ‘일터사역과 세계선교’ ‘섬기는 리더십’ ‘땅끝까지 왕되신 예수를 전하자’라는 주제로 강해와 소그룹 토의(850개), 주제강의가 이뤄진다.
오후에는 이슈 네트워크와 일터 사역, 12개 지역별 모임과 함께 25개 이슈트랙(복음전파, 디지털 시대의 사역, 인간됨에 대한 이해, 다중심적 선교사역, 선교와 거룩함, 공동체에서 증인되기, 사회적 상호교류) 그룹 토의가 예정돼 있다.
저녁 집회는 핍박과 충돌 상황 등에 놓여 있는 세계교회로부터 교훈을 배울 수 있는 시간으로 꾸려진다. 24일은 로잔운동 50주년 기념행사, 26일은 한국교회의 역사와 현재를 돌아보는 행사로 진행된다.
로잔대회는 지구촌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친환경 대회’로 치러진다. 주최 측은 대회 기간에 친환경 페트병과 텀블러 등을 사용하고 종이 자료를 최소화하며 음식물 쓰레기를 철저히 분리하는 등 탄소 감축 행사로 치르겠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팬데믹 이후 세계적으로 치러지는 선교 대회에 기대감을 보였다. 미국에서 온 스티븐 탕(67) 프렌즈오브그레이스 CEO는 “로잔대회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20여년 전인데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모인 참석자들과 서로의 사역에 대해 나누고 교류할 수 있어 대회 시작 전부터 즐겁고 앞으로의 대회 일정도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앞서 제4차 로잔대회를 앞두고 한국 기독교 단체들이 연합해 마련한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프리 로잔 컨설테이션’ 행사가 열렸다. 지난 20일 40개국에서 방한한 130여명은 경기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 임진각 등 한반도 전쟁과 분단의 상처가 남아있는 장소들을 방문했으며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북한 땅을 바라봤다. 이튿날에는 인천대 송도캠퍼스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천·파주=글·사진 김아영 조승현 손동준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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