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에 9월 대출 증가세 주춤…10월 인하 가능성 높아지나
이달 추석 연휴와 금융당국‧은행권의 규제 영향으로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폭도 소폭 줄면서,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19일 기준 728조8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8월 말(725조3642억원)보다 2조7227억원 늘어난 수치다. 증가 폭만 보면 8월(+9조6259억원)의 28% 수준이다. 19일간의 대출 증가폭을 바탕으로 이달 전체 대출 증가액을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약 4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8월 증가 폭의 46% 수준이다.
은행권에선 이달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규제가 시작되고, 은행이 수도권 주담대 문턱을 높인 영향 등으로 분석한다. 실제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 시행 이후 연봉 1억원의 금융 소비자의 대출 한도를 추정해보니, 많게는 9000만원가량 한도가 깎인 것으로 나타났다(강민국 의원실‧금융감독원). 다른 대출이 없이 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로 40년 만기 주담대를 받을 경우, NH농협은행에선 한도가 8억2150만원에서 9300만원 깎인 7억2850만원으로 줄었다. 신한은행(-6950만원)과 KB국민은행(-6504만원), 우리은행(-6480만원), 하나은행(-5700만원)에서도 한도가 줄었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6% 상승해 2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상승 폭이 전주(0.23%)보다 대폭 줄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선결 조건으로 집값‧가계부채 증가세 둔화를 내건 가운데, 다음 달 11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9월 수치를 면밀히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12일 “한은이 연내 금리를 인하할 경우, (가계부채와 관련한) 정부의 여러 정책이 분명한 효과를 내는 상황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시장에선 금통위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예상보다 강한 가계부채 증가 억제 대책이 나오면서 증가율 숫자 자체는 당분간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Fed의 '빅컷(한 번에 0.50%포인트 인하)'으로 한은의 대외적인 부담감이 낮아진 점 등을 함께 고려하면 10월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Fed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떨어진 시장금리가 은행 대출금리 하락세로 이어지면서, 대출 증가세가 다시 불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0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850~5.633%로, 지난달 30일(연 3.850~5.736%)보다 상단이 0.103%포인트 내려와 있다.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도 연 4.500~6.471%로 하단이 0.09%포인트, 상단이 0.07%포인트 떨어졌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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