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앞뒷면 겹쳐 보여주니, 난청 아동 성장 스토리 완성
지난 2일자 중앙일보 21·22면에는 이색적인 방식의 양면 광고가 게재됐다. 21면에 실린 한 청년의 얼굴 위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6살 소년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것. 신문 한 장을 넘기면 뒷장에는 독특한 형태의 활자들과 남자아이의 사진이 실린 전면 광고가 실렸다. 하단에는 ‘KT, 당신과 미래 사이에’라는 문구가 좌우가 바뀐 채 거꾸로 인쇄됐다.
이 광고는 KT가 지난 2003년부터 22년째 진행 중인 사회공헌사업 ‘소리찾기’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됐다. 얇은 신문지의 재질 때문에 반대쪽 면이 비쳐 보이는 점을 활용해 앞뒤에 실린 광고 이미지를 신문 독자가 겹쳐 보도록 만들었다. 앞면과 뒷면의 광고가 겹쳐지면 인공와우를 활용해 낯선 소리를 듣는 어린 아이의 모습과 청년의 모습이 겹쳐지고, 읽을 수 없던 낱자의 한글은 ‘다시 찾은 소리로 꿈에 한걸음’이라는 문장으로 완성된다.
마치 다큐멘터리 영화 포스터처럼 보이는 광고 앞면에는 소리찾기 사업 대상자 중 한 명인 최근(22) 씨의 모습을 실었다. 난청이었던 그는 2살 때 인공와우 수술을 받고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 이후 난청 아동 재활 치료 공간인 ‘KT 꿈품교실’에서 언어·음악 치료 등을 받은 최 씨는 현재 자신의 꿈이었던 볼링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해당 광고를 기획한 제일기획 관계자는 “뒷면 광고 속 독특한 글자는 난청 아동이 인공와우 수술 후 처음 듣게 되는 소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현재를 의미하는 앞면 광고와 겹쳐지며, 글씨가 완성되도록 유도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종이 신문의 특성을 활용해 신문 두 개 면으로 과거와 현재의 만남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20년 넘게 지속 중인 KT의 난청 아동 지원 사업의 내용과 성과를 한눈에 보여주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지면 광고 속 최 씨를 주인공으로 한 영상 광고도 제작됐다. 소리찾기 사업으로 난청을 극복한 그의 감동적인 성장기가 담겨 있다. ‘모든 고객이 더 나은 미래와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KT의 철학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다.
KT는 지난 2003년 시작한 소리찾기 활동을 통해 난청 아동에게 인공와우 수술과 재활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2012년 서울세브란스병원을 시작으로 캄보디아 프레 앙두엉병원, 제주대학교병원, 전남대학교병원 등에 재활 공간인 꿈품교실도 설립했다. 난청 아동이 또래 친구들과 교감하며 소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다양한 특화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현재 약 27만 명의 장애인 고객이 ‘보이는 ARS’, ‘상담사 바로 연결’, ‘점자 명세서’ 등을 통해 KT의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광고 속 주인공인 최 씨는 현재 꿈품교실의 멘토로 활동하며 자신처럼 소리를 다시 찾은 친구들이 꿈꿀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며 “꿈품교실 등 소리찾기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난청 아동들의 도전을 계속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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