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빈의 선택 동의하기 어렵다, '무도실무관'이 범한 우
[김동근 기자]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새롭게 선보인 영화 <무도실무관>은 그동안 잘 다루지 않았던 법무부의 특수 직업군인 '무도실무관'의 세계를 다룬 작품이다. 이들은 경찰은 아니지만 전자발찌를 찬 출소자들을 관리하는 사람들로, 범죄자들이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그들을 감독하고 필요한 경우 제지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영화는 처음부터 법과 제도의 허점 사이에서 작동하는 무도실무관들의 업무와 그들이 감당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진중하게 묘사한다. 하지만 이야기가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이 영화는 급작스러운 변화를 택한다.
처음에는 주인공 이정도(김우빈)의 일상적인 업무와 출소자들을 관리하는소 과정에서 겪는 갈등을 세밀하게 그린다. 그의 업무는 단순한 감시를 넘어서, 출자들이 재범을 저지르지 않도록 도우려는 노력이 담겨 있다. 하지만 영화가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이정도의 태도와 선택은 점차 이해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치닫는다.
갑자기 그는 자신의 직업적 한계를 넘어서, 법을 무시한 채 스스로 정의를 집행하려 한다. 이런 그의 급작스러운 태도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고, 영화가 처음 약속했던 '무도실무관'이라는 특수 직업군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에서 벗어나게 된다.
▲ 영화 <무도실무관> 장면 |
ⓒ 넷플릭스 |
그러나 중반부가 넘어가면서 영화는 갑작스럽게 비질란테 영화로 변모한다. 이정도가 출소자들과의 충돌에서 직접적으로 다치고, 그 이후로는 경찰에 신고하거나 제도적인 해결책을 찾는 대신 스스로 그들을 처단하려는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보고 있으면, 도대체 왜 이정도가 그렇게까지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그가 법무부에서 일하는 직업인임에도, 자신의 상처를 감추고,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대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설정은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사실 영화가 중반부를 넘어갈수록 이정도의 행동은 점점 더 비현실적으로 변한다. 그의 상사나 동료들도 그의 선택을 말리지 않으며, 오히려 그가 범죄자들을 처단하는 과정에 동조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이 장면들은 현실적인 직업 세계와는 거리가 멀고 영화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 영화 <무도실무관> 장면 |
ⓒ 넷플릭스 |
이어 그는 <사자>(2019)를 통해 한층 어두운 분위기와 강렬한 액션을 선보였다. 박서준과 안성기 배우가 호흡을 맞춘 <사자>는 구마 사제를 소재로 한 독특한 액션을 그렸고, 악마와의 대결이라는 설정으로 새로운 장르적 도전을 시도했다. 비록 평단의 평가는 다소 엇갈렸지만, 김주환 감독이 보여준 상상력과 강렬한 비주얼 연출은 액션 장르에서 그의 능력을 확고히 자리 잡게 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사냥개들>(2023) 역시 큰 화제를 모았는데, 이 작품은 범죄 조직에 맞서는 두 청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극적인 액션을 가미했다. 특유의 사실적이고도 긴장감 넘치는 액션 연출은 여전히 김주환 감독의 대표적인 장점으로 꼽힌다. 그 장점은 이번 <무도실무관>에서도 잘 발휘된다.
배우 김성균과 김우빈 역시 이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눈에 띄는 연기를 선보인다. 먼저 김성균은 이미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온 실력파 배우다. 특히 <범죄와의 전쟁>(2012)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악역 연기로 큰 주목을 받았고, 이후 <응답하라 1994>에서는 유쾌하고도 따뜻한 캐릭터로 대중에게 친숙한 배우 이미지를 선보였다. 그의 연기 스타일은 상황에 맞게 극과 극의 감정선을 자유롭게 오가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무도실무관>에서도 그만의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한 캐릭터 해석을 볼 수 있다.
김우빈은 국내에서 주목받는 젊은 배우 중 한 명으로,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그의 존재감을 드러내 왔다. 특히 <학교 2013>, <상속자들> 등에서 청춘의 반항적인 면모를 강렬하게 그렸고, 영화 <친구 2>(2013)에서는 한층 성숙한 연기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김우빈은 <무도실무관>에서도 특유의 강인함과 동시에 인간적인 면모를 표현해내며, 연기력을 입증했다.
결국 <무도실무관>은 여러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전개에도,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액션 영화로서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김주환 감독 특유의 액션 연출과 김성균, 김우빈 등 실력파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는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빠른 전개와 생생한 액션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분명 볼 만한 작품으로 평가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와 개인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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