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行 정의선 “캐즘에도 EV 투자 강화”…유럽서 친환경차 드라이브
체코를 방문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지 생산기지를 찾아 ‘친환경차 격전’이 펼쳐지고 있는 유럽 시장을 점검하고 미래전략을 모색했다. 정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은 지난 19일부터 2박 4일 일정으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공식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2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체코 노소비체에 위치한 현대차체코공장(HMMC)을 방문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HMMC는 현대차그룹의 유럽 내 유일한 전기차(EV) 생산거점으로, EV·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현대차의 국내외 완성차 공장 8곳 중 가장 높다. 체코의 역대 최대 규모(14억달러) 외국인 투자 사례이기도 하다.
정의선 회장은 직원들과 만나 “HMMC는 친환경 모빌리티 비전과 기술을 위한 미래 투자의 핵심 거점이다. 품질과 안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지원하겠다”며 “최근 전기차 시장 지각 변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혁신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우리의 변함없는 노력은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은 중국에 이은 글로벌 2위 EV 시장이다. 현대차는 유럽을 겨냥해 2008년 연산 30만대 규모의 HMMC를 세웠고, 2020년부터는 소형·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나 일렉트릭, 투싼 하이브리드(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3개 차종을 주력 생산해왔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의 현지 시장 점유율은 2008년 1.9%에서 지난해 4.1%까지 올랐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유럽 주요 국가의 불황으로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전환 속도 조절에 나서며, 현대차의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차는 내연기관·하이브리드·EV 등을 유연하게 생산하고, 전 라인업에 유럽 맞춤형 제품을 배치해 시장 환경에 신축성 있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올 하반기엔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과 기아의 EV6 상품성 개선모델과 EV3 등을 론칭해 유럽 시장서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한다.
현대차그룹은 중장기적으로 유럽 EV 시장이 회복될 것을 대비해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글로벌 연구개발(R&D) 핵심 허브 중 한 곳으로 독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유럽기술연구소(HMETC)의 인프라 확충을 진행 중이다. 기아는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오토랜드 슬로바키아에 EV 생산 체제를 구축 중이고, 목적기반차량(PBV) 등 유럽 경상용차(LCV)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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