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탈' 상급병원 진료비 17% 감소…동네 병∙의원은 늘었다
지난 2월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이 길어지면서 상급종합병원 진료비는 17% 넘게 줄어든 반면, 동네 병·의원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2~6월 모든 의료기관의 전체 진료비는 28조59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진료비가 지난해 2~6월 8조3199억원에서 올해 2~6월 6조8670억원으로 17.5% 줄었다. 종합병원 진료비도 같은 기간 3.9% 감소한 7조257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상급병원이 진료비 감소세를 주도한 것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병·의원급의 진료비는 오히려 늘었다. 올해 2~6월 병원 진료비는 3조8999억원으로 1년 전보다 2.6% 증가했다. 의원도 같은 기간 2.4% 늘어난 10조568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환자들이 경증·중등도(경증과 중증 사이) 중심으로 상급종합병원 대신 병·의원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진료 건수·인원도 모든 의료기관에서 줄었지만, 상급종합병원의 감소세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올 2~6월 전체 의료기관 진료 건수는 3억510만건으로 1년 새 6.1% 감소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이 전년 동기 대비 14.9% 급감했다. 의원은 4.4% 줄면서 감소 폭이 가장 작았다. 전체 의료기관의 진료 인원은 1년 전보다 4.2% 줄었다. 종별로는 상급종합병원의 감소 폭이 11.3%로 가장 컸다.
상급종합병원 사이에선 최근 진료 감소세가 의료공백 초기보다 주춤하긴 하지만, 내년이 더 힘들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빅5 병원 관계자는 "외래·입원·수술 3가지가 모두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지난 5월 이후 외래 환자 규모가 그나마 예전의 80% 안팎에서 버티는 정도고, 수술과 병상 가동은 더 안 좋은 상황"이라면서 "향후 전문의 배출 등이 차질을 빚으면 병원 사정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공백 사태가 길어지면서 정부는 상급종합병원 진료 공백 방지 등을 위한 '비상진료 건강보험 지원'을 2월부터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말 내놓은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에선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사업 계획도 발표했다. 중증 환자 비중 70%로 확대, 전문의·진료지원(PA)간호사 같은 전문인력 중심 개편 등이 핵심이다.
한지아 의원은 "의료공백 장기화로 인해 중증·응급·희귀 질환 환자 진료를 맡는 상급종합병원의 진료 역량이 위축되지 않도록 추가 재정 지원 방안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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