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간 반토막...’더워진 제주’ 한라산 구상나무 숲 사라진다
한라산 구상나무 숲이 100년간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구상나무는 국내 고유종으로 한라산과 덕유산·지리산 등 주로 1000m 이상 고지대에서 자라며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이다.
제주 구상나무 100년 동안 48%감소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100여년간 분포 변화를 조사한 결과 1918년 1168.4㏊에서 2021년 606㏊로 48.1%(562.4㏊) 감소했다고 21일 밝혔다. 감소 면적은 축구장(0.7㏊) 804개를 합친 것과 맞먹으며, 여의도(450㏊) 면적보다 1.25배 넓다.
본부 산하 한라산연구부는 190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고지도와 항공사진을 분석해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변화를 추적했다. 특히 1910년대 제작돼 국내 산림 상태의 정량적 파악에 이용되는 ‘조선임야분포도(朝鮮林野分布圖)’를 주로 참조했다. 성판악 등산로 중심의 동사면이 502.2㏊로 가장 많이 감소했다. 영실 일대(서사면)와 큰두레왓 일대(북사면)도 각각 58.0㏊, 40.7㏊ 감소했다. 숲의 연평균 감소율은 1900년대 0.24~0.50%였으나 2006년 이후 1.37~1.99%로 가속화하는 수치가 나타났다.
한라산 구상나무는 해발 1700m 고지 영실 근처에 몰려 있다. 한라산 구상나무 군락지 중 12.5%(73㏊)가 여기 있다. 구상나무는 한라산 해발 1400m 지점부터 보이기 시작해 1700m에서 절정을 이룬다. 정상을 보고 등산로 왼편에는 구상나무 군락이, 오른쪽은 멀리 거대한 병풍바위와 영실기암이 등반객을 맞는다.
제주 평균기온 80년 만에 3도 올라
성게 닮은 제주 ‘쿠살낭’ 성탄 트리로 유명
구상나무는 1920년대 ‘아비에스코레아나(Abies koreana)’라고 명명돼 외국에 소개됐다. 이후 ‘크리스마스트리’ 용도로 주목받으며 90종 이상 개량종이 개발돼 국제적 사랑을 받는 나무다. 구상나무라는 이름은 제주도민이 ‘쿠살낭’이라 부르는 데서 비롯됐다. ‘쿠살’은 성게를 가리키는 제주어다. 잎이 성게 가시처럼 생겨서 이렇게 부른다. 구상나무를 신종 식물로 발표한 미국 식물분류학자 윌슨은 이 나무를 ‘쿠살낭’이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구상나무’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묘목 심기도...숲 미래 대비하는 연구 추진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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