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깅스’ 넘어…애슬레저 투톱 ‘불꽃 경쟁’ [맞수맞짱]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2024. 9. 21. 21: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3) 패션 | 불황에도 성장 젝시믹스 vs 안다르
젝시믹스 ‘2024 스윔웨어 컬렉션’ 화보(좌)와 안다르 워터 컬렉션 ‘에어쿨링 레깅스’ 화보(우).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안다르 제공)
젝시믹스의 역전승으로 승부가 나는 듯했던 국내 애슬레저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원조 레깅스’ 안다르가 실적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젝시믹스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모습이다. 국내 애슬레저 브랜드 양대 산맥인 두 회사는 필라테스, 테니스, 골프 등으로 카테고리를 넓히는 한편 해외 진출을 발판 삼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면서도 세부 전략은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인다.

애슬레저는 ‘운동’과 ‘레저’의 합성어다. 레깅스를 비롯해 일상에서 편히 입을 수 있는 운동복을 일컫는 패션 카테고리로 최근 스포츠웨어와 비즈니스웨어까지 영역을 빠르게 넓혀나가고 있는 ‘핫’한 시장이다.

한국에서는 ‘젝시믹스’와 ‘안다르’가 선두 브랜드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2020년 이후 줄곧 1위를 지켜온 젝시믹스 뒤를 안다르가 바짝 추격하는 모습이다.

애슬레저 시장 초반에는 안다르의 독주 체제였다. 안다르는 2015년 유명 요가 강사였던 신애련 대표가 창업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국내 1위 애슬레저 브랜드였다. 안다르 덕에 국내 애슬레저 장이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6년 출범한 젝시믹스보다 앞서 사업을 시작한 ‘선발 주자’다. 웰빙과 홈트레이닝 트렌드가 확산되던 가운데 ‘요가 강사가 직접 만든 레깅스’라는 마케팅 포인트가 힘을 발휘하며 2016년 66억원이었던 매출이 2019년에는 721억원까지 급증했다.

이후 젝시믹스가 등장하면서 시장 판도가 뒤바뀌었다. 디지털 마케팅을 주력으로 하는 미디어커머스 기업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온라인에서 자사 제품을 직접 판매하는 이른바 ‘D2C(Direct to Consumer)’ 전략으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SNS 마케팅 등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자사몰 매출을 올리는 방식이다. 다른 유통 채널에 입점할 때 내야 하는 수수료 지출이 적다 보니 영업이익률은 물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출 수 있었다.

젝시믹스의 무서운 추격에 2020년에 결국 순위가 뒤집혔다. 젝시믹스가 연매출 1078억원을 기록하며 안다르(760억원)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같은 해 안다르는 영업손실 8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안다르는 D2C에 강점을 가진 ‘에코마케팅’이 2021년 창업자 지분 대부분을 사들이고 사업 운영 전반을 담당하면서 부활하기 시작했다. 30대 고객을 타깃으로는 자사몰 노출을, 일반 고객은 백화점·프리미엄 아웃렛 등 오프라인 매장으로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이 먹혀들기 시작했다. 기능성을 중심으로 품질 개선까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상황은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 2021년 1144억원이었던 안다르 매출은 지난해 2026억원까지 급증했다. 영업이익 역시 -107억원에서 2022년 흑자전환(126억원)한 뒤 지난해에는 184억원을 기록했다.

안다르, 2분기 창사 최대 매출

젝시믹스도 영업이익 89% 급증

젝시믹스와 안다르는 올 들어서도 깜짝 실적을 거뒀다. 기존 여성용 요가, 필라테스 운동복을 넘어 수영, 테니스, 골프 등으로 카테고리를 넓힌 다각화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안다르는 올 2분기 매출 671억원, 영업이익 105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9%, 영업이익은 50%나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16%를 기록해 전년 동기 11%보다 증가했다. 안다르는 전통적으로 2분기 실적이 좋다. 지난해에도 2분기에 업계 최초로 분기 매출 6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젝시믹스에 앞선 바 있다.

젝시믹스도 만만찮다. 젝시믹스를 전개하는 미디어커머스 기업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764억원, 영업이익 12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30%, 영업이익은 89% 늘었다. 젝시믹스 브랜드에서만 740억원의 매출액, 11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맹추격하는 안다르를 따돌렸다.

1분기 실적을 더한 올 상반기 매출은 젝시믹스가 1246억원, 안다르가 1019억원으로 격차가 더 벌어진다. 영업이익도 젝시믹스(154억원)가 안다르(127억원)를 조금 더 앞서는 모습이다.

젝시믹스는 우먼즈(여성) 제품 외에도 골프, 스윔웨어(수영복), 맨즈(남성), 액세서리 등 제품군을 강화해왔다. 맨즈 라인의 경우 비즈니스 캐주얼 론칭 이후 꾸준히 매출이 늘어나면서 전년비 89% 성장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관계자는 “특히 220종 제품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강화해왔던 골프웨어는 단일 카테고리에 국한되지 않고 독자적인 골프웨어 브랜드로 포지셔닝하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안다르의 경우 여름철 수요를 겨냥해 공격적으로 전개해온 카테고리 확장 전략이 성공했다고 분석한다. 1분기에 선보인 언더웨어가 출시 직후 품절될 정도로 인기를 끌자 발 빠르게 여름용 라인업으로 확대했다. 여름휴가철 여행 수요 증가를 겨냥해 내놓은 고기능성 스윔웨어와 특수원단으로 제작한 래시가드 라인은 남녀 고객 모두에게 호평을 받았다. 남성 소비자 요청을 적극 반영해 맨즈 라인업을 대폭 강화한 테니스웨어도 매출 증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젝시믹스는 중국 시장 정조준

안다르는 일본·싱가포르로 진출

지난해부터 추진한 해외 진출도 올 2분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아직 두 회사 모두 해외 매출 비중이 10% 안팎에 그치지만 앞으로 글로벌 수요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젝시믹스는 중국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현재 55개국에 수출 중인 젝시믹스는 파트너사인 YY스포츠사와 손잡고 7월 창춘, 톈진 매장 개점에 이어 연내 상하이 등 10여개의 중국 현지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준비 중이다. 올 하반기 걸그룹 (여자)아이들 멤버인 우기를 내세운 스타 마케팅을 추진하는 한편, 파트너사인 YY스포츠와 중국 전역의 핵심 상권에 출점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공옌망에 따르면 내년 중국 요가복 시장 규모는 30억달러(약 4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지에서 강세인 글로벌 브랜드 ‘룰루레몬’의 3분의 1 가격과 높은 품질로 틈새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서 합리적 가격대의 애슬레저를 찾는 수요가 급증했다” 설명한다.

젝시믹스와 달리 안다르는 일본과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온라인 스토어 운영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지난해 1월 온라인을 통해 일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이후, 1년 반 만에 누적 매출 130억원어치를 판매하면서 자신감을 얻은 모습이다. 글로벌 1호 오프라인 매장이 있는 싱가포르에서도 안다르를 중심으로 에코마케팅 산하 브랜드들의 누적 매출이 100억원을 찍었다. 시장 진출 1년 만의 성과다. 향후 안다르는 싱가포르 2호 매장을 다카시마야 백화점에 오픈할 계획이다. 또한 안다르는 아시아를 넘어 서구권 진출을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6호 (2024.09.11~2024.09.26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