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과 대청호를 망치려는 지자체들… 결국 우리 삶도 망친다
[박은영 기자]
▲ 금강변으로 굿을 하러 온 이들 |
ⓒ 박은영 |
강변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들을 본다. 굿을 하러온 이의 모습, 시민 강태공이 내려와 낚시하는 모습, 리코더 연주를 하고 돌탑을 정성스레 쌓는 모습,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멍때리는 모습, 친구들과 물수제비 대결을 하는 모습. 모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강'이 있어 할 수 있는 의식이고 놀이이자 휴식이다.
방울소리가 영롱한 구슬처럼 흩어져 강물로 퐁당퐁당 빠진다. 두손을 모으고 강을 향해 절하는 이들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며 금강의 평화를 같이 빌었다. 이 수많은 개발과 탐욕이 금강을 더 이상 괴롭히지 않게 해달라고 말이다.
▲ 대청호 보호 촉구 기자회견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이 대청호 규제완화에 우려를 표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
지난 12일,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6개 환경단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청남대 모노레일 설치와 식당 운영은 충청권 식수원 대청호 오염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규제완화가 결국 김영환 충북지사의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를 위한 것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리고 '충북도가 밀어붙이는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전부개정 시도 또한 충북과 인근 기초지자체에 개발특혜를 주고 결국 대청호 규제완화로 개발이익을 보려는 것'이라 강조했다. 이들은 또 충청권 식수원 대청호의 현실을 직시하고 대청호 수질 보호를 위한 정책을 펼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대청호는 지금도 녹조가 창궐해 조류경보 '경계'가 발령되기도 한다.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에서 문의취수장 원수를 취수해서 한 녹조 조사결과, 녹조의 원인인 남조류가 108만셀/㎖이 검출되었고 이는 '대발생' 수준의 수치임을 확인했다. 이런 상황에서 충북도가 해야할 것은 청남대 개발사업이 아니라 수질개선이나 녹조제거에 대한 대책마련이다.
▲ 세종보 재가동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의 퍼포먼스 |
ⓒ 녹색연합 |
▲ 고라니가 물을 마시고 뛰어놀며 살 수 있는 금강 |
ⓒ 임도훈 |
▲ 돌 위에 앉은 할미새 |
ⓒ 임도훈 |
새를 모르던 이도 천막농성장에 오면 할미새쯤은 알아본다는데, 그렇게 농성장에 있어도 아직 눈에 익지 않냐고 나귀도훈(보철거시민행동 상황실장)과 뱅기선배(오마이뉴스 기자)의 구박을 들으며 농성장에서의 하루가 또 지났다.
며칠 뜨거운 날씨를 잠재우듯 비가 내렸고, 구름이 잔뜩 내려앉아 더위에 꽉 막힌 숨을 돌리고 있었다. 잠깐 쏟아진 비에 천막농성장 주변 웅덩이에 손님이 많이 온다. 흰뺨검둥오리는 사람 기척이 있으면 가까이 오는 친구들이 아닌데, 제법 우리 가까이에서 놀다가 떠났다. 할미새는 여전히 명랑하게 울며 뛰어다닌다.
그리고 금강은 지금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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