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출혈 경쟁···‘좀비 ETF’ 속출할라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4. 9. 2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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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여 만에 2배 늘어
유행 좇아 유사상품 베끼기
여의도 증권가 전경.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운용사 간 출혈 경쟁 여파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순자산총액 50억원 미만 상품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9월 12일 기준 전체 889개 ETF 가운데 순자산총액 50억원 미만 ETF는 65개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순자산 50억원 미만 ETF 숫자가 34개였던 것에 비춰, 불과 2개월여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순자산 50억원 미만 ETF 가운데 3개월 평균 거래량이 1000주를 밑도는 ‘좀비 ETF’도 적지 않다.

자본시장법상 순자산총액 50억원 미만 ETF는 상장폐지할 수 있다. ETF 순자산총액 50억원 미만 상태가 1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통상 한국거래소는 반기마다 순자산 50억원 미만 ETF(상장 후 1년 이상)를 골라내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 이후 다음 반기 말까지 순자산 규모를 50억원 이상으로 회복 못하면 거래소는 해당 ETF를 상장폐지한다.

ETF가 상장폐지되더라도 투자자들이 원금 전액을 잃는 것은 아니지만, 일정 수준 손실은 불가피하다. 운용사는 ETF가 상장폐지되면 펀드가 투자했던 주식과 채권을 팔아 현금화한 뒤 운용사 보수를 차감하고 투자자들에게 지급한다. 상장폐지 시점의 순자산 가치에 따라 손실을 볼 수 있으며 해지 상환금을 받기 전까지는 투자금이 묶일 수 있다.

운용업계에서는 유행을 좇아 고만고만한 상품을 내놓는 ‘패스트 팔로어’ 전략이 판을 치면서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부실 ETF가 늘고 있다고 진단한다. 단기 테마를 좇아 상품을 내놓다 보니 유행이 끝나면 관리 소홀로 시장에서 외면받는 ETF가 수두룩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지난 9월 13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총액 합계는 156조원으로 올 들어 30% 가까이 늘었다. 주식형 상품이 85조8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채권형이 33조원, 파킹형 등 단기자금이 33조3000억원이다. ETF 순자산 규모 빅4 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60조500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56조4000억원), KB자산운용(11조9000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11조2000억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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