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레바논 수도 공습… "헤즈볼라 지휘관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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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를 공습하면서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지휘관을 살해했다.
레바논 현지 매체도 이날 헤즈볼라의 거점으로 알려진 베이루트 남부 외곽 다히예 지역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았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이스라엘군이 인구 밀도가 높은 베이루트 남부 지역에 이례적인 공습을 가했다"라며 "수년 만에 레바논 수도에서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공격"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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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 기자]
▲ 지난 19일 이스라엘군이 공습한 레바논 남부 마을 크파르 킬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
ⓒ 로이터통신/연합뉴스 |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의 동시다발 폭발 사건에 이어 본격적인 군사 공격까지 가하면서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0일(현지시각) 베이루트를 겨냥한 '표적 공습'으로 헤즈볼라 특수작전 부대 라드완의 지휘관 이브라힘 아킬을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이 제거한 아킬... 미국이 현상금 걸고 수배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아킬과 함께 최소 10명의 헤즈볼라 지휘관이 사망했다"라며 "레바논을 공격한 것은 이스라엘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들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삼아 주거용 건물 지하에 숨어 이스라엘 북부의 민간인 테러를 모의하고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레바논 현지 매체도 이날 헤즈볼라의 거점으로 알려진 베이루트 남부 외곽 다히예 지역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았다고 전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지금까지 12명이 숨지고 66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부상자 가운데 최소 9명의 상태가 위독해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AP통신은 "이스라엘군이 인구 밀도가 높은 베이루트 남부 지역에 이례적인 공습을 가했다"라며 "수년 만에 레바논 수도에서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공격"이라고 보도했다.
아킬은 2004년부터 헤즈볼라의 작전 책임자로 활동했으며 지난 7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푸아드 슈크르 사령관에 이어 라드완 부대의 2인자로 알려졌다.
그는 1983년 241명이 사망한 베이루트 미 해병대 막사 폭탄 테러 등을 지휘한 인물로 미국 정부는 지난해 아킬에게 700만 달러(약 93억 원)의 현상금을 걸고 지명 수배했다.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의 레바논 주재 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베이루트 남부 외곽의 주거 지역을 표적 삼아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한 수십 명의 순교자와 부상자를 낸 이스라엘의 광기와 오만함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레바논 "집단 학살에 준하는 행위" 맹비난
레바논은 이번 공습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긴급회의를 요청했고,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가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 가서 직접 연설할 예정이다.
레바논 정부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주거 지역을 표적으로 삼은 것은 인도주의적, 법적, 또한 도덕적 사항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집단 학살에 준하는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이날 침략은 인권과 정의에 대한 침해에 어떤 말도 하고 있지 않은 국제사회의 양심 문제"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은 이번 공습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브리핑에서 "우리에게 미리 알리지 않은 것이 비정상적인 일은 아니다"라며 "이스라엘군이 직접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도 이날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해 로켓 140발을 발사했고, 전날에도 이스라엘군 기지를 공격하는 등 보복전에 나서면서 전면전 확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커비 보좌관은 "우리는 여전히 외교적 해결을 위한 시간과 공간이 있다고 믿으며, 그것이 최선이라고 여긴다"라면서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에서의 전쟁은 불가피하지 않으며, 우리는 전쟁을 막기 위해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내각 회의를 주재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휴전 협상과 관련해 "그것을 끝낼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아직 갈 길이 있다"라고 낙관론을 폈다.
이어 "많은 일들이 우리가 해낼 때까지는 현실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라며 "우리는 계속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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