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전 도민 성금으로 지은 충북도청사, 도서관·미술관으로 재탄생
━
등록문화유산 충북도청 본관, 리모델링 추진
일제시대 때 지은 충북도청 본관 건물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뀐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21일 “도지사 집무실과 회의실, 본청 6개 부서 사무실이 배치된 본관을 도민께 돌려드리고자 한다”며 “88년 동안 행정기능을 담당했던 도청 본관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내년 6월까지 본관을 리모델링해 미술 전시관이나 도서관으로 활용하겠다는 게 김 지사 생각이다. 충북도는 현재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최종 계획은 다음 달 확정한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화동에 있는 충북도청 본관은 1937년 건립됐다. 중앙 현관 포치를 중심으로 좌우대칭 장방형 구조다. 일본의 옛 관청건축물과 비슷하며, 외벽에 타일을 붙인 서양식 절충 양식이다. 연면적은 3365㎡로 중급 미술관 규모다. 2003년 6월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외벽 구조변경은 30% 이내에서 가능하다.
━
도지사 집무실 자리에 미술 전시공간
본관은 1930년대 충북·충남합병설에 대항해 자발적인 도민 성금으로 지은 건물이다. 당시 건립비 21만1000원 중 72%(약 15만원)가 기부금이었다. 연구용역을 맡은 서민우 이유에스플러스건축사 대표는 “조사에 착수하면서 충북도청 본관이 도민 성금으로 만든 흔치 않은 청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청사가 지어지기 전엔 스케이트장과 공원으로 활용됐다. 이 같은 역사와 도청사가 있는 위치 등을 고려할 때 가족 친화형 공간, 세대통합형 복합문화공간이 적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본관 리모델링이 원도심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그는 “본관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꾸면 인근 충북교육도서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관, 국립청주박물관과 함께 원도심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도심에 있어서 접근성도 좋다”고 했다.
━
공청회 의견 반영, 10월 ‘복합문화공간’ 계획 결정
백창화숲속작은책방 대표는 “도민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열린 책 공간, 특히 그림책도서관으로 특화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에서 벗어나 그림책을 매개로 제작, 체험까지 즐길 수 있는 개방 공간이 된다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육아카페인맘스캠프 김선영 대표는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가치문화복합공간으로 리모델링해 학교, 아동단체, 지역 커뮤니티, 작가 등이 함께하는 독서클럽 등 가족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동선 소다미술관 관장은 “주민의 문화적 소외감을 해소하는 사람 중심의 공간을 만든다면 도시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본관 리모델링에 따라 기존 사무실 공간은 내년 7월 준공하는 제2청사와 신관(충북도의회 사무동)에 분산 배치한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문화시설로 바뀌는 본관 건물과 충북도청 잔디광장·당산벙커·상당공원·옛 도지사 관사와 향교가 구도심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절대 '엄마는 변호사' 쓰지마"…1등 로펌이 안뽑는 자소서 | 중앙일보
- "곽튜브 절도 의혹 모두 거짓, 죄송" 고개 숙인 폭로자 정체 | 중앙일보
- 손주 입학에 아리팍 내줬다…강남 할머니가 집 나간 이유 | 중앙일보
- 10년간 딸 성폭행한 패륜 아빠, 재판서 "근친상간 허용해야" 주장 | 중앙일보
- "몸 안좋다"던 승무원, 승객 보는 앞에서 돌연 사망…무슨 일 | 중앙일보
- 아내 때리고 1000회 넘게 성매매 시켰다…악마 남편 충격 범행 | 중앙일보
- "4500만원 줄테니 나가라"…'이민자 복지천국' 이 나라, 무슨일 | 중앙일보
- 추석에 사체 쏟아졌다…한 해 보호종 870마리 친 죽음의 도로 | 중앙일보
- 남성 50명에 아내 성폭행 시킨 남편…"죽진 않았네" 실언한 프랑스 시장 | 중앙일보
- "왜 화냈는지 이해돼"…제니, 실내 흡연 논란 사과한 이유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