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전 도민 성금으로 지은 충북도청사, 도서관·미술관으로 재탄생

최종권 2024. 9. 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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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청 본관 전경. 사진 충북도


등록문화유산 충북도청 본관, 리모델링 추진


일제시대 때 지은 충북도청 본관 건물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뀐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21일 “도지사 집무실과 회의실, 본청 6개 부서 사무실이 배치된 본관을 도민께 돌려드리고자 한다”며 “88년 동안 행정기능을 담당했던 도청 본관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내년 6월까지 본관을 리모델링해 미술 전시관이나 도서관으로 활용하겠다는 게 김 지사 생각이다. 충북도는 현재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최종 계획은 다음 달 확정한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화동에 있는 충북도청 본관은 1937년 건립됐다. 중앙 현관 포치를 중심으로 좌우대칭 장방형 구조다. 일본의 옛 관청건축물과 비슷하며, 외벽에 타일을 붙인 서양식 절충 양식이다. 연면적은 3365㎡로 중급 미술관 규모다. 2003년 6월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외벽 구조변경은 30% 이내에서 가능하다.

지난 19일 충북연구원에서 열린 공청회에서는 본관 오른쪽은 전시실, 왼쪽을 도서관으로 활용하는 안이 제시됐다. 1층은 어린이용 실내 놀이 공간과 북카페·강의실·대강당·상설전시실로 구성했다. 2층은 오픈형 서가와 열람실·기획전시실로 3층 역시 도서관 기능에 수장고형 전시실을 배치하는 안이 나왔다.
충북도는 지난달 28일 충북도청 본관 외벽을 배경으로 미디어파사드 전시 상영을 했다. 사진 충북도


도지사 집무실 자리에 미술 전시공간


본관은 1930년대 충북·충남합병설에 대항해 자발적인 도민 성금으로 지은 건물이다. 당시 건립비 21만1000원 중 72%(약 15만원)가 기부금이었다. 연구용역을 맡은 서민우 이유에스플러스건축사 대표는 “조사에 착수하면서 충북도청 본관이 도민 성금으로 만든 흔치 않은 청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청사가 지어지기 전엔 스케이트장과 공원으로 활용됐다. 이 같은 역사와 도청사가 있는 위치 등을 고려할 때 가족 친화형 공간, 세대통합형 복합문화공간이 적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본관 리모델링이 원도심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그는 “본관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꾸면 인근 충북교육도서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관, 국립청주박물관과 함께 원도심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도심에 있어서 접근성도 좋다”고 했다.

공청회 토론에선 본관 활용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변광섭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대표이사는 “도청 본관은 산업장려관과 함께 원형이 보존된 문화유산으로 충북의 정치·행정·문화가 깃든 곳”이라며 “어린이와 청소년을 주 타깃으로 문화예술을 특화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충북도는 지난 19일 충북연구원에서 충북도청 복합문화공간조성 공청회를 개최했다. 사진 충북도


공청회 의견 반영, 10월 ‘복합문화공간’ 계획 결정


백창화숲속작은책방 대표는 “도민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열린 책 공간, 특히 그림책도서관으로 특화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에서 벗어나 그림책을 매개로 제작, 체험까지 즐길 수 있는 개방 공간이 된다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육아카페인맘스캠프 김선영 대표는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가치문화복합공간으로 리모델링해 학교, 아동단체, 지역 커뮤니티, 작가 등이 함께하는 독서클럽 등 가족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동선 소다미술관 관장은 “주민의 문화적 소외감을 해소하는 사람 중심의 공간을 만든다면 도시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본관 리모델링에 따라 기존 사무실 공간은 내년 7월 준공하는 제2청사와 신관(충북도의회 사무동)에 분산 배치한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문화시설로 바뀌는 본관 건물과 충북도청 잔디광장·당산벙커·상당공원·옛 도지사 관사와 향교가 구도심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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