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G·63.2이닝·1137구 헌신→좌완 최연소 20홀드…베어스 최후의 1차 지명 "올해가 내 커리어 하이 아니길"

김근한 기자 2024. 9. 2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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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투수 이병헌이 KBO리그 좌완 최연소 시즌 20홀드 신기록을 달성했다. 잠실, 김근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총 74경기·63.2이닝·1137구의 헌신이 깃들였다. 두산 베어스 '최후의 1차 지명' 투수 이병헌이 KBO리그 역대 좌완 최연소 시즌 20홀드 고지에 올랐다. 올 시즌 두산 불펜진에서 그 누구보다도 가장 고생하는 투수는 단연 이병헌이다. 이병헌은 데뷔 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2024년 그 이상의 활약상을 향후 계속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병헌은 올 시즌 74경기(53.2이닝)에 등판해 6승 1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 2.97, 55탈삼진, WHIP 1.41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특히 이병헌은 9월 17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 구원 등판해 0.2이닝 무피안타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20홀드 고지에 올랐다. 

이병헌은 이날 홀드로 역대 KBO리그 좌완투수 최연소 20홀드 기록(21세3개월13일)을 작성했다. 종전 최연소 기록은 2006년 9월 24일 정우람(당시 SK 와이번스)이 인천 삼성전서 시즌 20홀드를 달성한 당시 나이인 21세3개월23일이었다. 불과 10일 차이로 이병헌이 신기록의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지난 19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병헌은 "15홀드 정도 됐을 때 20홀드에 대한 욕심이 생기긴 했다. 그 목표를 이뤄서 당연히 기쁘다. 그렇다고 해서 엄청 좋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웃음). 돌이키면 그냥 무난하게 됐구나 싶다. 물론 시즌 20홀드가 정말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지난해와 비교해 경기를 많이 나가다 보니까 이런 기록을 달성할 기회가 찾아온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스프링캠프 당시 이병헌은 지난해 1군 등록 일수(105일)보다 더 오랫동안 1군에서 생존하는 걸 첫 번째 목표로 내세웠다. 결국, 그 목표는 너무나도 쉬웠던 과제였다. 오히려 이병헌은 올 시즌 KBO리그에서 SSG 랜더스 노경은과 함께 가장 많은 등판 경기를 소화한 불펜 투수가 됐다. 

이병헌은 "시작부터 너무 큰 목표를 세우기엔 지난해 성적이 안 좋아서 차근차근 목표를 해결하고 싶었다. 운도 따르면서 여기까지 왔다. 확실히 이닝 숫자를 보면 많이 던진 게 체감된다. 서울고 시절에 3년 동안 40이닝 조금 넘게 던진 것으로 아는데 한 시즌에 벌써 60이닝을 돌파했다. 접전이나 이기는 상황에서 많은 경기에 나서는 거라 좋은 의미로 생각한다. 그래서 체력과 투구 컨디션 관리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두산 투수 이병헌이 KBO리그 좌완 최연소 시즌 20홀드 신기록을 달성한 뒤 기념구를 들고 촬영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7회초 2사 1루 두산 이병헌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올해 첫 풀타임 시즌에다 역대급 폭염까지 겹쳤다. 이병헌은 컨디션 관리를 위해 잘 먹고 잘 자는 것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병헌은 "우선 잘 먹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입맛이 없어서 밥 먹기 귀찮을 때가 있지 않나. 그럴 때마다 좋아하는 특정 브랜드 치킨과 떡볶이를 시켜서 혼자 다 먹는다(웃음). 그 덕분에 체중을 잘 유지했다"라며 "개인적으로 낮잠을 자면 밤에 잠을 못 자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잠이 와도 최대한 참고 무조건 새벽 2시 안으로 자서 최소 8시간을 채우려고 노력 중"이라며 미소 지었다. 

이병헌은 커리어 하이 시즌 흐름 속에서 다가오는 2024 프리미어12 한국대표팀 예비 명단 60인에도 포함됐다. 팀 동료 투수들 가운데서는 곽빈, 이영하, 김택연 등과 함께 대표팀 동반 승선을 노릴 수 있는 분위기다.

이병헌은 "운이 좋아서 항상 예비 엔트리에만 들어가는 듯싶다. 뽑힐 수 있을지 확신은 없다. 대표팀보다는 당장 두산 가을야구가 중요하니까 거기에만 신경 쓰려고 한다. 물론 욕심은 있지만, 뽑히면 '감사합니다'하고 가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구속이 살짝 떨어진 장면이 나오면서 두산 팬들은 이병헌을 향한 우려를 내비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병헌은 구속보다 더 중요한 무기를 깨달았다고 바라봤다. 

이병헌은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구속이 떨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덜 떨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시즌 초반엔 전광판 구속을 자주 쳐다봤는데 최근엔 150km/h 공을 못 던진지도 오래됐기에 그냥 마음 편하게 던지고 있다(웃음). 올 시즌 동안 투구하면서 구속이 나와야 타자와 대결이 된다는 생각이 많이 깨졌다. 어떤 마음으로 상대 타자를 맞춰 잡을지가 가장 중요한 듯싶다"라며 목소릴 높였다. 

이병헌은 올해가 자신의 커리어 하이가 아니기를 소망했다. 내년, 내후년에도 점차 더 발전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는 게 이병헌의 간절한 바람이다.

이병헌은 "생각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데 앞으로도 꺾이지 않고 이 흐름을 쭉 이어가고 싶다. 정말 꿈만 같은 시즌이지만, 올해가 내 커리어 하이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다시 떨어지고 싶지 않다"라며 "올해 팀도 지난해 5위보다 더 높은 곳에서 꼭 가을야구를 시작했으면 한다. 우리 팀 포스트시즌 첫 경기를 잠실구장에서 시작해 개인 포스트시즌 첫 홀드를 그날 바로 달성하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8회초 1사 1루 두산 이병헌이 박정배 코치의 격려를 받으며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잠실, 김근한 기자/엑스포츠뉴스 DB/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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