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에 다가온 ‘밸류업 지수’ 발표…“자금 유입 과도한 기대 금물”
이창희 2024. 9. 21. 06:02
한국거래소, 이달말 코리아 밸류업 지수 공개 예정
‘우수기업’·‘유망기업’ 이원화 전망
“단기 주가 상승 기대는 본질이 아니다”
이달말 발표되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앞두고 증권가에서는 편입 예상 종목을 저울질하고 있다. 지수가 발표된 뒤 편입된 종목군에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유입 효과로 주가 상승을 노릴 수 있어서다. 다만 일본 사례를 고려할 때 자금 유입이 극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밸류업 지수 개발을 마무리하고 정확성과 신뢰도를 검증하는 연계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이달말 밸류업 지수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은 연내 출시될 전망이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 2일 7차 밸류업 자문단 회의를 개최하고, 그동안 상장기업들과 간담회 및 자문단 회의 결과 등을 반영해 수정·보완된 밸류업 지수에 대해 논의했다. 자문단은 지수와 관련해 업종별로 균형있게 종목이 편입되고, 기존 대표지수와 차별화를 통해 기관 투자자의 참여 확대 및 신규 투자수요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지헌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밸류업 지원방안 세미나에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될 상장기업은 기본적으로 기업가치가 우수한 기업 중심”이라면서도 “향후 밸류업 표창 기업 등 기업가치 제고를 기대할 수 있는 기업도 포함될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밸류업 지수는 올해 초 정부가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기업가치 제고에 노력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지수를 만들어 ETF 등에서 기관투자자의 패시브 자금(특정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투자자금)을 유도하려는 목적을 지녔다. 통상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면 편입 종목 주가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아직 밸류업 지수에 어떤 종목이 들어갈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그러나 먼저 밸류업을 진행한 일본 사례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 자체가 일본 사례를 벤치마크했기 때문이다. 일본 증시에 도입된 밸류업 지수인 JPX 프라임 150은 프라임 시장 내 시가총액 상위 500개 종목 중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초과 △자기자본이익익률(ROE) 8% 이상 △ROE가 자기자본비용(COE) 상회 등을 충족한 150개를 담았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는 ‘우수기업 지수’와 ‘유망기업 지수’로 이원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특히 주목할 사안으로 생각한다”며 “지수를 이원화하는 주요 배경에는 거래소가 벤치마킹하는 JPX 프라임 150 지수의 영향이다. 유망종목 지수는 일본과 유사한 방식으로 ROE 8% 이상, PBR 1배 등의 룰을 채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은 밸류업 지수에 포함될 우수기업과 유망기업을 미리 물색하고 있다. 일례로 키움증권은 수익성 및 기업가치 지표가 높은 밸류업 우수기업으로 △한미반도체 △삼양식품 △실리콘투 △에이피알 △SOOP △브이티 △제주항공 △우리기술투자 △에코프로에이치엔 △한국쉘석유 △엘앤씨바이오 등을 선정했다. 주주환원 지표가 높은 대형 밸류업 유망기업(시가총액 1조원 이상)으로는 △현대차 △KB금융 △신한지주 △메리츠금융지주 △삼성화재 △기아 △기업은행 △우리금융지주 △삼성카드 △HD현대 △현대해상 △동서 △코리안리 △고려아연 등을 꼽았다.
특히 밸류업 투자 관점에서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이 높은 종목은 우수기업보다 유망기업이라는 게 키움증권 측 진단이다. 이미 높은 기업가치가 부여된 기업보다 향후 가치 제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밸류업 취지에 더 적합해서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관투자자 수급 동향을 살펴봐도 우수기업보다 유망기업(주주환원 및 저평가 기업)으로 수급이 쏠리고 있다”며 “연초 이후 국내 증시에서 밸류업 수혜를 본 종목들은 대부분 금융, 자동차 등 대형 종목에 편중됐다”고 말했다.
다만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종목 공개 이후 다량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과도한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수를 추종하는 ETF 설정까지 2~3개월가량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고, 앞서 일본의 경우 ETF 자금 유입이 극적으로 나타나지 않아서다. 실제 일본 밸류업 지수 관련 ETF의 운용자산(AUM) 순위는 100위권을 하회한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일본 JPX 프라임 150 지수의 수익률도 닛케이225 대비 높은 성과를 보였다고 하기 어렵다. 오히려 올 1분기 일본 증시 강세장 속에 JPX 프라임 150 지수는 닛케이225 성과를 하회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은 주주환원을 통한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가 목표다”라며 “수급 집중으로 인한 단기 주가 상승은 본질이 아니라는 원론적인 측면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우수기업’·‘유망기업’ 이원화 전망
“단기 주가 상승 기대는 본질이 아니다”
이달말 발표되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앞두고 증권가에서는 편입 예상 종목을 저울질하고 있다. 지수가 발표된 뒤 편입된 종목군에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유입 효과로 주가 상승을 노릴 수 있어서다. 다만 일본 사례를 고려할 때 자금 유입이 극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밸류업 지수 개발을 마무리하고 정확성과 신뢰도를 검증하는 연계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이달말 밸류업 지수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은 연내 출시될 전망이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 2일 7차 밸류업 자문단 회의를 개최하고, 그동안 상장기업들과 간담회 및 자문단 회의 결과 등을 반영해 수정·보완된 밸류업 지수에 대해 논의했다. 자문단은 지수와 관련해 업종별로 균형있게 종목이 편입되고, 기존 대표지수와 차별화를 통해 기관 투자자의 참여 확대 및 신규 투자수요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지헌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밸류업 지원방안 세미나에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될 상장기업은 기본적으로 기업가치가 우수한 기업 중심”이라면서도 “향후 밸류업 표창 기업 등 기업가치 제고를 기대할 수 있는 기업도 포함될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밸류업 지수는 올해 초 정부가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기업가치 제고에 노력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지수를 만들어 ETF 등에서 기관투자자의 패시브 자금(특정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투자자금)을 유도하려는 목적을 지녔다. 통상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면 편입 종목 주가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아직 밸류업 지수에 어떤 종목이 들어갈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그러나 먼저 밸류업을 진행한 일본 사례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 자체가 일본 사례를 벤치마크했기 때문이다. 일본 증시에 도입된 밸류업 지수인 JPX 프라임 150은 프라임 시장 내 시가총액 상위 500개 종목 중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초과 △자기자본이익익률(ROE) 8% 이상 △ROE가 자기자본비용(COE) 상회 등을 충족한 150개를 담았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는 ‘우수기업 지수’와 ‘유망기업 지수’로 이원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특히 주목할 사안으로 생각한다”며 “지수를 이원화하는 주요 배경에는 거래소가 벤치마킹하는 JPX 프라임 150 지수의 영향이다. 유망종목 지수는 일본과 유사한 방식으로 ROE 8% 이상, PBR 1배 등의 룰을 채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은 밸류업 지수에 포함될 우수기업과 유망기업을 미리 물색하고 있다. 일례로 키움증권은 수익성 및 기업가치 지표가 높은 밸류업 우수기업으로 △한미반도체 △삼양식품 △실리콘투 △에이피알 △SOOP △브이티 △제주항공 △우리기술투자 △에코프로에이치엔 △한국쉘석유 △엘앤씨바이오 등을 선정했다. 주주환원 지표가 높은 대형 밸류업 유망기업(시가총액 1조원 이상)으로는 △현대차 △KB금융 △신한지주 △메리츠금융지주 △삼성화재 △기아 △기업은행 △우리금융지주 △삼성카드 △HD현대 △현대해상 △동서 △코리안리 △고려아연 등을 꼽았다.
특히 밸류업 투자 관점에서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이 높은 종목은 우수기업보다 유망기업이라는 게 키움증권 측 진단이다. 이미 높은 기업가치가 부여된 기업보다 향후 가치 제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밸류업 취지에 더 적합해서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관투자자 수급 동향을 살펴봐도 우수기업보다 유망기업(주주환원 및 저평가 기업)으로 수급이 쏠리고 있다”며 “연초 이후 국내 증시에서 밸류업 수혜를 본 종목들은 대부분 금융, 자동차 등 대형 종목에 편중됐다”고 말했다.
다만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종목 공개 이후 다량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과도한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수를 추종하는 ETF 설정까지 2~3개월가량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고, 앞서 일본의 경우 ETF 자금 유입이 극적으로 나타나지 않아서다. 실제 일본 밸류업 지수 관련 ETF의 운용자산(AUM) 순위는 100위권을 하회한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일본 JPX 프라임 150 지수의 수익률도 닛케이225 대비 높은 성과를 보였다고 하기 어렵다. 오히려 올 1분기 일본 증시 강세장 속에 JPX 프라임 150 지수는 닛케이225 성과를 하회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은 주주환원을 통한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가 목표다”라며 “수급 집중으로 인한 단기 주가 상승은 본질이 아니라는 원론적인 측면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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