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구형에, 민주당 "야당대표 사냥"…비명 "위상 흔들릴 것"
검찰이 20일 지난 대선에서 허위 사실을 발언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하자 민주당은 “정치보복”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정치 검찰의 억지 기소와 정적 제거를 위한 무도한 구형은 진실의 법정에서 무죄로 드러날 것”이라며 “편파 수사와 억지 기소 등 정치검찰의 무도한 만행을 끝내기 위해 검찰 개혁에 힘쓰겠다”고 했다.
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위원장 한준호 의원)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작 수사를 통한 정치 탄압이자, 법 기술을 써서 법을 왜곡시킨 검찰 독재의 끝판왕”이라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친위 쿠데타로, 검찰 스스로가 사회적 흉기이자 암적 존재임을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검찰을 향해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사냥을 벌였다”, “소설 같은 공소장을 썼다”고 했다.
법조인 출신인 민주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검찰이 주장하는 이 대표의 혐의는 본인 당선을 위해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건데 통상적인 구형량은 벌금 300만원 수준”이라며 “2년을 구형한 건 처음 봤는데, 이것만 봐도 검찰이 정치보복을 위한 표적 수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후 진술에서 “검사가 자신이 모시는 대통령의 정적, 정치적 상대라고 해서 없는 사건을 만들어 감옥에 보내고 정치적으로 죽이고, 국민의 선택권을 빼앗는 게 맞느냐”고 호소했다. 그는 오전 법정에 들어서면서도 “세상일이라는 게 억지로 조작하고 만든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라며 “검찰이 검찰 권력을 남용해 증거도 조작하고 사건도 조작하고 정말 안쓰러울 만큼 노력하지만, 다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검찰이 중형을 구형하면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도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법 위반 1심 선고는 11월 15일로 잡혔다. 9월 30일에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 의혹 사건 결심공판이 열리는데, 선거법 위반 사건과 비슷한 시기인 10~11월 1심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각각 벌금 100만원 이상(선거법 위반), 금고형 이상(위증교사)의 확정판결을 받으면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차기 대선에 나올 수 없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의원은 “2년을 구형했는데 1심 재판부가 무죄를 판결하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관측했다.
최종 판단은 대법원 확정판결에 달렸지만, 1심 결과가 이 대표의 대선 가도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비명계 의원은 “차기 주자로서의 이 대표의 위상이 변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했다. 반면, 친명계 의원은 “이미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당과 이 대표 지지율에 반영돼 있어서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동훈 국밈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방탄 브리핑’을 하겠지만, 이 재판은 선거 과정에서 있던 고의적인 거짓말에 대한 통상적인 형사 재판”이라며 “통상적인 구형이고, 통상적 결과가 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형량이 지나치지 않다는 의미로 읽혔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사법부의 빠른 판결을 촉구하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집중 겨냥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1년 안에 모든 재판이 끝나도록 법에 규정돼있는데도 (기소 후 2년이 지난) 이제야 1심이 마무리돼서 유감”이라며 “늦어진 만큼 법률과 상식에 맞는 공정한 판결을 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절대 '엄마는 변호사' 쓰지마"…1등 로펌이 안뽑는 자소서 | 중앙일보
- 손주 입학에 아리팍 내줬다…강남 할머니가 집 나간 이유 | 중앙일보
- 10년간 딸 성폭행한 패륜 아빠, 재판서 "근친상간 허용해야" 주장 | 중앙일보
- "곽튜브 절도 의혹 모두 거짓, 죄송" 고개 숙인 폭로자 정체 | 중앙일보
- "몸 안좋다"던 승무원, 승객 보는 앞에서 돌연 사망…무슨 일 | 중앙일보
- 아내 때리고 1000회 넘게 성매매 시켰다…악마 남편 충격 범행 | 중앙일보
- "4500만원 줄테니 나가라"…'이민자 복지천국' 이 나라, 무슨일 | 중앙일보
- 추석에 사체 쏟아졌다…한 해 보호종 870마리 친 죽음의 도로 | 중앙일보
- 남성 50명에 아내 성폭행 시킨 남편…"죽진 않았네" 실언한 프랑스 시장 | 중앙일보
- "왜 화냈는지 이해돼"…제니, 실내 흡연 논란 사과한 이유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