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의 조용한 ‘물밑 접촉’…의협 “해결노력 바람직”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불참을 결정했던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료계 내에서 미묘한 기류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당 지도부가 협의체 참여 설득을 위해 의료계와의 소통을 이어가는 데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의료계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협의체 출범이 의료계 합류 여부에 달린 상황에서 여당이 의료계 입장 변화까지 끌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2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대표가 이 상황(의료공백 및 의정갈등)에 대해 지난 총선 때도 국민의힘 전당 대회 때도 전혀 언급이 없었는데, 최근에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지금이라도 한 대표가 해결방안을 찾으려 노력하는 데 대해 바람직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태도 변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협의체 참여는 불가하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의협이 여당 지도부의 중재 노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이런 의료계의 반응은 추석 연휴 때부터 이어진 한 대표의 의료계와의 소통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19일 국회에서 임현택 의협 회장과 비공개 면담을 갖는 등 추석 연휴 때부터 의료계를 접촉해 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한 대표는 의료계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협의체 참여를 압박하는 대신 정부 의료개혁에 대한 의료계의 입장과 고충을 듣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의료계가 협의체에 참여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사안들이 무엇인지, 여당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경청하면서 의료계와의 신뢰를 쌓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협의체 참여에 대한 의료계의 입장 변화까지 끌어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의료계는 정부의 태도 변화를 협의체 참여의 전제조건으로 걸고 있지만, 정부는 쟁점이 되는 2025학년도 의대정원 증원 재논의에 대해서는 ‘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협의체는 출범도 못한 채 공회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의협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정부 (태도가) 바뀌어야 하는 것이고, 그것에 대해 여당이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협의체 출범과 관련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조용히 제가 할 일을 하겠다. 의료계에서도 여러 생각이 있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수 김승연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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