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장마, 두산-LG 울고 SSG만 웃었다...'강인권 감독 경질' NC도 비로 하루 휴식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숨 막히는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2024 신한 SOL KBO리그가 가을 장마의 영향 속에 하루 동안 쉬어가게 됐다.
KBO는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4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팀 간 14차전이 비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양 팀은 이날 하루 휴식을 취한 뒤 오는 21일 오후 2시부터 더블헤더를 치른다.
LG는 이날 선발투수로 예고했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오는 21일 더블헤더 1차전 선발투수로 유지했다. 두산도 예정대로 곽빈이 에르난데스와 맞대결을 펼친다.
LG와 두산은 20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잠실 3연전이 예정돼 있다. 이 경기결과에 따라 LG가 3위를 확실하게 굳힐 수도, 반대로 두산이 3위로 뛰어오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매치업이다.
LG는 20일 경기 전까지 2024 시즌 71승 64패 2무, 승률 0.526으로 4위 두산(69승 66패 2무, 승률 0.511)에 2경기 차 앞선 2위를 달리고 있다. 두산이 최근 4연승을 질주하면서 LG의 뒤를 바짝 쫓아왔다.
문제는 날씨였다. 20일 전국을 적시고 있는 가을장마가 서울 지역에 아침부터 많은 비를 뿌렸다. 잠실야구장 시설 관리팀은 지난 19일 저녁부터 내야에 방수포를 설치, 그라운드 악화를 막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비구름이 좀처럼 물러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잠실 야구장은 정오를 기점으로 잠시 비가 소강 상태를 보이기도 했지만, 점차 빗줄기가 다시 굵어졌다. 오후 4시부터는 시간당 6.7mm 이상의 비가 쏟아졌다.
현장에 파견된 KBO 경기감독관은 빠르게 오후 4시 30분 우천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미 그라운드 컨디션이 많은 비로 악화된 데다 저녁 7시부터는 시간당 15.3mm, 8시부터 22.2mm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돼 있었다.
두산과 LG 모두 우천취소는 썩 반갑지 않다. KBO가 지난 8월 중순 발표한 후반기 잔여경기 스케줄에 따라 20일 경기 취소와 동시에 21일 더블헤더가 결정됐다.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팀 간 16차전도 비로 열리지 못했다. 이 경기는 9월 28일 이후 편성될 예정이다.
SSG는 최근 4연승을 질주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희망의 불씨를 살려냈다. 5위 KT 위즈를 1.5경기 차까지 추격하면서 후반기 잔여 8경기에서 기적을 노리고 있다.
SSG는 최근 10경기 7승 2패 1무로 상승세를 타는 과정에서 주축 불펜투수들의 체력 소모가 적지 않았다. 일단 오는 21일 수원 KT전에 앞서 하루 동안 숨을 고른 건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최하위 키움도 최근 3연패로 주춤한 상황에서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여유를 얻었다. 우천취소와 함께 곧바로 대구로 이동, 삼성 라이온즈와 오는 21일부터 22일까지 원정 2연전을 치른다.
비가 가장 반가운 팀은 NC 다이노스다. NC는 이날 오후 창원 NC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15차전 맞대결을 앞두고 강인권 감독과 계약 해지를 알렸다.
NC는 지난 19일 한화 이글스에 6-7로 패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확정됐다. NC 구단은 이튿날 오후 강인권 감독을 경질하는 초강수를 뒀다.
NC 구단은 "사령탑을 교체하고 새로 시작하는 것이 습관화되는 조직 문화를 지양하고자 했다. 특히 지속 가능한 강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시스템이나 리더십의 계속성, 연속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현장을 꾸준히 믿고 지원했으나 5강 탈락이 확정됨에 따라 분위기 쇄신을 통해 2025시즌 준비에 중점을 둘 시기라고 판단해 강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강인권 감독은 2022 시즌 감독 대행으로 NC 지휘봉을 잡았다. 무난히 팀을 이끌었다는 평가와 함께 2023 시즌을 앞두고 정식 감독으로 승격됐다.
강인권 감독은 2023 시즌을 정규리그 4위로 마친 뒤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까지 진출시키는 지도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올해 팀 성적이 9위로 추락한 가운데 내년까지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됐다.
NC는 2024 시즌 잔여 7경기를 공필성 감독 대행 체제로 마칠 예정이다. 공필성 대행은 퓨처스팀 감독으로 올 시즌을 치르던 중 갑작스럽게 1군 게임 운영을 맡았다.
NC는 어수선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 속에 단 하루지만 팀을 재정비할 시간이 주어졌다. 강인권 전 감독과 작별 인사를 나눌 여유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롯데전 우천취소와 함께 광주로 이동, 오는 21일 KIA 타이거즈와 경기를 치른다.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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