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인텔·퀄컴 총출동했는데”...여전히 잠잠한 PC·스마트폰 시장

이희권 2024. 9. 2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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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아이폰16 시리즈'가 국내에 출시된 2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시민들이 구매를 위해 줄지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PC·스마트폰 시장의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하반기 스마트폰에서는 애플 아이폰16, PC에서는 인텔·AMD·퀄컴 등 업계를 대표하는 회사들의 신제품이 쏟아졌지만 좀처럼 판매량 반등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앞서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이 AI 가속기·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서버용 반도체 시장의 호황을 이끌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IT 제품시장에서 ‘AI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아이폰마저 예년 성적 유력


애플의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아이폰16 시리즈'가 국내에 출시된 2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시민들이 구매를 위해 줄지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애플의 아이폰16 시리즈가 20일 국내에 공식출시 됐다. 사상 첫 1차 출시국에 포함된 한국에서는 이날부터 서울 명동·홍대 등 7개 애플스토어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사전 예약 성적은 전작보다는 다소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애플 전문 분석가인 대만의 TF인터내셔널의 궈밍치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아이폰16 시리즈의 첫 주말까지 사전 주문 판매량이 약 3700만대라고 주장했다. 전작 대비 약 13% 줄었다.

특히 고성능 모델인 프로 시리즈에 대한 판매 비중이 전작과 비교해 낮은 것으로 알려진다. 궈밍치는 “아이폰16 프로 시리즈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낮은 요인 중 하나는 주요 판매 포인트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아이폰16 출시와 함께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애플은 자사 기기 생태계 전반에 생성 AI 기능을 적용해 애플 인텔리전스라는 이름의 시스템으로 선보일 것이라 예고한 바 있다. 애플은 아이폰16 시리즈 판매 이후인 올 10월부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영어로 된 시험버전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애플 인텔리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2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이날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16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애플은 지난달 월간 판매량 기준으로 3년 만에 샤오미에 밀리면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로 추락했다. 다만 9월 아이폰16 시리즈 출시 이후 애플이 다시 하반기 스마트폰 판매 선두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애플은 결국 예년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면서도 “처음으로 AI폰을 내세운 것 치고는 다소 아쉬운 성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확고한 팬덤을 보유한 애플마저 시장 전체의 분위기를 바꾸긴 어렵다는 것이다.


PC·스마트폰 시대의 황혼기?


13일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 전자상가에서 인텔·AMD·퀄컴의 인공지능(AI)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신제품을 홍보하는 광고판이 걸려있다. 도쿄(일본)=이희권 기자
무엇보다 최근 PC·스마트폰 시장에서의 판매 성적은 개별 기기 완성도의 문제가 아닌, 시장 자체의 정체가 그 원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했던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Z플립·폴드6 역시 제품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지만 오히려 전작과 비교해 판매량이 주춤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기대를 모았던 퀄컴의 PC용 스냅드래곤 시리즈 칩 제품 역시 아직까지 시장에서 인상적인 성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출격을 앞둔 인텔의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인 루나레이크(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2)가 뛰어난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를 앞세워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인텔은 현재 실적부진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13일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 전자상가에서 인텔의 인공지능(AI)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신제품을 홍보하는 광고판이 걸려있다. 도쿄(일본)=이희권 기자

올 상반기 본격적인 호황을 기대했던 소비자용 IT제품 시장은 이제 그 반등시기를 연말 이후로 미루는 분위기다. 아예 “당분간 시장 반등은 구조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마저 나오고 있다.

PC·스마트폰 등 IT 제품 수요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낸드 플래시 가격이 제자리걸음 중인 것도 이 같은 비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AI 서버를 제외한 스마트폰과 PC 등 소비자 시장의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어, 일부 제품을 중심으로 오히려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예상보다 약한 PC와 스마트폰 판매는 낸드 플래시 출하량 성장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이미 PC·스마트폰은 모두가 소유하고 있는 제품이 됐다”면서 “당초 예상처럼 AI가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보다는 기존 수요를 점진적으로 대체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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