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모건스탠리 ‘SK하이닉스 선행매매 의혹’ 조사 돌입

매도 의견 보고서 내기 이틀 전 주식 대거 팔아
계좌 분석 작업...이상 징후 발견 시 금감원 이첩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 전경.ⓒ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가 SK하이닉스에 대한 매도 의견 보고서를 내기 전 하이닉스 주식을 대량 매도해 ‘선행매매’ 의혹이 제기된 모건스탠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에 대한 매도 의견 보고서를 공개하기 이틀 전인 지난 13일 SK하이닉스 주식 매도 주문을 체결한 것과 관련해 계좌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거래소는 조사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될 경우 금융감독원에 이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거래소 한 관계자는 “조사라기보다는 일상적인 업무 프로세스 하에서 관련 의혹을 들여다보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3일 모건스탠리 서울지점 창구에서는 SK하이닉스 주식 101만1719주의 매도 주문이 체결됐다. 이는 전날(12일) 매도량(35만1228주)의 3배 수준에 달한다.

모건스탠리는 이틀 뒤인 15일 ‘겨울이 온다(Winter Looms)’라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도 ‘비중확대’에서 ‘축소’로 변경했다. 사실상 ‘매도’ 보고서인 셈이다.

일반 D램은 스마트폰·PC 수요 감소로, 고대역폭메모리(HBM)는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16일부터 18일까지 추석 연휴로 국내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이 보고서 여파로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6.14% 급락했다.

업계에선 단순히 모건스탠리 자사 창구에서 주문이 이뤄졌다는 것만으로 모건스탠리 측이 선행매매를 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 향후 조사를 거친 뒤 명확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