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위 '서울의봄 4법' 발의…"尹, 거부시 계엄의지 있다고 간주" 주장
충암 출신 여인형 방첩사령관 '해임' 요구
"4법 거부권 행사시 강력조치" 으름장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계엄령 괴담'에 불을 지핀데서 나아가 아예 소위 '서울의봄 4법'(계엄을 빙자한 친위쿠데타 방지 4법)을 발의하겠다고 나섰다. 이같은 계엄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올리겠단 심산인데, 윤석열 대통령이 이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계엄령을 행사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의도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과 김병주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비롯한 국회 국방위 소속 박선원·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20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오늘 국민적 요구를 반영하여 계엄을 빙자한 친위쿠데타 방지 4법, 약칭 '서울의봄 4법'을 발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들은 제시한 이른바 '서울의봄 4법'의 주요 내용은 △계엄선포 요건 강화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시 72시간 내 국회 사후 동의 필요 △계엄령 선포 중 현행범으로 체포·구금된 국회의원이 계엄 해제 의결에 참석하도록 권리 보장 △국회 동의 없는 계엄령 집행 과정에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국가와 지자체가 배상 등이다.
현재 민주당 내 일부 의원들은 가칭 '서울의봄' 팀을 꾸려 자신들이 주장한 소위 윤 정부 계엄령 의혹에 대한 실체를 스스로 파헤치고 있다.
'서울의봄'은 전두환 당시 국군 보안사령관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 피살된 뒤 12·12 군사 반란을 통해 정권을 탈취한 과정을 묘사한 영화다. 민주당은 '전두환=윤석열'이라는 프레임을 걸어 종래엔 대통령 탄핵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의혹 제기의 대부분이 정황적·심리적 근거에 기반해 괴담 선동에 가깝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들은 여인형 방첩사령관의 해임도 요구했다. 여 사령관이 계엄 준비 음모의 근원이자 군기 문란의 실무핵심자라는 주장이다. 그간 민주당은 여 사령관을 비롯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 등이 윤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등학교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이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 시기의 '하나회'와 같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민주당은 계엄 음모를 제기하는 취지를 △대통령이 반국가세력 척결을 선동한 것 △집권세력 핵심 인사들이 비리로 인한 수사대상이 된 것 △하나회·알자회 이후 최초의 군내 사조직 모임이 발견된 것 △이들이 비밀리에 회합한 군기 위반 행위를 자행한 것 △쿠데타적 계엄을 방지할 법제도적 장치의 미흡 △2017년 국회 계엄해제 요구 무력화 계획을 담은 불법 문건 작성 이후 관련자들의 재판 진행 등 여섯 가지로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대통령의 지속적인 반국가세력 척결 주장과 대통령 부부가 수사대상에서 벗어나려는 동기는 그들이 권력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할 개연성을 높이고 있다"며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우리는 국민 불안의 씨앗과 계엄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실무핵심 인책으로 계엄 준비를 실질적으로 무력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의봄 4법'은 국민이 일궈온 '민주화의 봄'을 다시는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이자 시대적 요구"라며 "정부·여당이 그동안 '계엄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에 이 법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계엄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통과시킨 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정부에 계엄 의지가 있다는 방증으로 간주해버리겠다는 셈이다.
그러면서 "만약 계엄의 의지도, 가능성도 없다고 주장해 온 국무총리와 국방부 장관 등이 거부권을 건의해 대통령이 이를 행사하게 된다면, 그 건의자들부터 법적·정치적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이들이 거부권을 건의한다면 노골적인 계엄의지 표현으로 간주하고 상응하는 모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반국가세력 척결을 외치며 민주주의 위협 행위를 계속한다면, 우리는 더욱 강력한 행동으로 응답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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