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에 반한 박찬호 도우미 "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해…함께 언급돼 영광"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박찬호 도우미'로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친숙한 숀 그린이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50홈런-50도루 달성에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숀 그린은 20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 구단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오타니에게 영상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오타니는 이날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50홈런-50도루의 위업을 달성했다.
오타니는 이날 경기 전까지 2024 시즌 48홈런, 49도루를 기록 중이었다. 마이애미를 제물로 하루에만 3개의 홈런과 2개의 도루를 추가하면서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오타니는 이와 함께 숀 그린이 2001년 다저스 소속으로 기록한 49홈런도 뛰어넘었다. 다저스 구단 단일 시즌 개인 최다 홈런 기록까지 갈아치운 것은 물론 50홈런-50도루까지 함께 달성해 더욱 뜻깊은 하루가 됐다.
숀 그린은 "오타니가 다저스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 보유자가 된 것을 축하한다"며 "더 중요한 것은 50홈런-50도루를 달성한 것이다. 정말 대단한 위업이다. 오타니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다. 적어도 이번주는 오타니와 같은 화제 속에 함께 이야기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찬사를 보냈다.
1972년생인 숀 그린은 유대계 미국인으로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좌타 슬러거로 명성을 떨쳤다. 2007년 뉴욕 메츠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할 때까지 빅리그 통산 1951경기, 타율 0.283, 2003안타, 328홈런, 1070타점의 발자취를 남겼다. 1999년 실버슬러거와 골든글러브, 1999년과 2002년에는 올스타에 선정됐다.
숀 그린은 1993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1994년까지 39타수 3안타에 그쳤지만 1995년 15홈런을 시작으로 유망주 껍질을 깨뜨렸다.
숀 그린은 1998년 35홈런, 1999년 42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슬러거로 발돋움했다. 2000년에는 트레이드를 통해 LA 다저스로 둥지를 옮겼다. 계약기간 6년, 총액 8400만 달러(약 1116억 원)라는 초특급 대우를 받았다. 당시 다저스의 에이스로 군림했던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2001년까지 2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숀 그린은 다저스 이적 첫해였던 2000년 타율 0.269, 24홈런, 99타점, OPS 0.839라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2001년에는 타율 0.297, 49홈런, 125타점, OPS 0.970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2002년에도 타율 0.285, 42홈런, 114타점, OPS 0.943으로 활약을 이어갔다.
숀 그린은 2004년을 끝으로 다저스를 떠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이적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19년 동안 숀 그린이 2001년 쏘아 올린 49개의 홈런은 다저스 타자 누구도 넘보지 못했던 기록이었다.
숀 그린의 이름은 이제 오타니에 밀리게 됐다. 다저스 구단은 오타니가 숀 그린의 49홈런을 넘어설 것으로 확신하고 영상 메시지를 사전에 준비, 경기 종료와 동시에 팬들에게 공개했다.
숀 그린은 오타니를 향한 경의를 표하면서 앞으로 더 뛰어난 활얄을 펼쳐달라는 덕담도 함께 건넸다.
오타니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6타수 6안타 3홈런 10타점 4득점 2도루를 기록했다.
오타니는 6회초, 7회초, 9회초 3연타석 홈런포를 가동했다. 숀 그린의 49홈런을 제친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50홈런-50도루의 역사까지 작성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018년 일본에서 메이저리그로 건너온 오타니는 야구 역사상 그와 같은 선수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새 기록을 세웠다"고 치켜세웠다.
50홈런-50도루는 컴퓨터 게임이나 야구 만화에서나 가능한 수치로 여겨졌다. 당장 40홈런-40도루만 하더라도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5명만 이뤄냈던 업적이었다. 지난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가 기록한 41홈런-73도루도 무려 17년 만에 탄생한 40홈런-40도루였다.
아쿠냐 주니어 이후 쉽게 탄생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40홈런-40도루의 고지는 오타니가 정복했다. 오타니는 지난달 24일 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로 9회말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40홈런-4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오타니는 40홈런-40도루에서 만족하지 않았다. 슬럼프 없이 꾸준히 홈런과 도루를 생산하면서 누구도 오르지 못했던 50홈런-50도루 고지를 기어이 정복했다.
오타니는 자신이 왜 7억 달러(약 9362억 원)의 몸값을 받는 선수인지 퍼포먼스로 증명해 냈다. 지난겨울 LA 에인절스를 떠나 다저스와 10년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첫해부터 무시무시한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오타니가 받게 되는 7억 달러는 전 소속팀 동료 마이크 트라웃이 LA 에인절스와 맺은 계약기간 12년 4억 2650만 달러(약 5630억 원)는 물론 미국 프로풋볼(NFL)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캔자스시티 치프스)의 북미 프로스포츠 최고 몸값 10년 4억 5000만 달러(약 5940억 원)를 크게 제쳤다.
오타니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의 계약도 넘어섰다. 메시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FC 바르셀로나와 맺었던 6억 7400만 달러(약 8897억 원)를 받았다. 오타니는 메시까지 제치고 지구상에서 가장 비싼 스포츠 선수로 등극했다.
사진=AP/AFP/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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