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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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동안 읽힌 ‘나이듦’에 관한 에세이 법정 스님이 《아름다운 마무리》에서 언급한 그 《계로록》(戒老錄)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원제: 완본 계로록)는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르면서 문단에 데뷔한 일본의 소설가 소노아야코의 에세이로, 시부모님 두 분과 친정어머니 이렇게 세 명의 노인과 한집에서 함께 살아온 작가가 평소 기록해온 늙음을 경계하는 글(戒老錄)을 모아 펴낸 책이다. 소노 아야코의 나이 마흔에 출판된 이후 51세와 65세 때 수정·가필하여 출간될 정도로 세대가 바뀌어도 공감할 수 있는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고뇌를 다룸으로써, 국경을 초월하여 50년간 꾸준히 읽히며 폭넓은 독자와 만나왔다.
이 책은 고독감과 자괴감에 빠져들지 않고도 얼마든지 타인과의 어우러짐 속에서 멋진 노년을 보낼 수 있음을 말해주며, 이를 위해 경계해야 할 것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전한다.
늙음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거나 좀더 구체적인 노화 방지책을 얻고자 하는 이들에게 쉽게 만나기 힘든 조언자와 같은 책으로, 나이듦을 쿨하게 받아들이고 여유롭게 향유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나이듦이 처음인 우리 모두가 찾던 깊고도 명료한 메시지 실버출판의 교과서처럼 읽히다
이 책은 1972년 일본에서 첫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50년이 넘도록 세대와 국경을 초월하여 공감대를 형성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번역 출간 전까지는 일본어가 능숙한 인텔리층 사이에서 원서로 읽어왔기에 원서명 《계로록(戒老錄)》으로도 유명했다. 2004년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출판되면서 ‘나이듦’에도 공부가 필요함을 알림과 동시에 국내 실버출판에 불을 붙였다.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는 국내 발간 20주년을 맞아 리커버판을 펴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큰 변화를 겪은 20년 동안 이 책의 독자층도 크게 변화하여 50대는 물론 60~70대 노년층도 예전에 비하면 체감 나이 15세 정도 젊어졌고, 예비 중년층인 30~40대는 미래에 대한 준비 면에서 더욱 지혜롭고 스마트해졌다. 이러한 독자층의 세대교체를 고려하여 문장을 전체적으로 다듬고, 보다 경쾌하고 콤팩트해졌다.
일상 속 구체적인 공감의 글들 노화에 대한 자각 포인트와 경계해야 할 것들
1부에서는 풍부한 경험으로 무르익어야 할 노인의 내면이 오히려 뻔뻔스럽게 되는 원인을 ‘어른다움과 자립의 상실’이라는 마음 태세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2부에서는 일상에서 늘 겪는 소소한 상황들 속에서 노인 특유의 허세를 빼고 반짝반짝 생기를 더해줄 사례를 보여준다. 마지막 3부에서는 젊음과 마찬가지로 늙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함은 물론, 어떻게 하면 죽음을 긍정적이고 행복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론을 전한다.
‘모두가 친절하게 대해주면 늙음을 자각할 것’, ‘스스로 처리할 수 없는 인사치레는 포기할 것’, ‘교제 범위나 매너를 젊은 세대에게 강요하지 말 것’, ‘칭찬하는 말조차도 주의할 것’, ‘평균 수명을 넘어서면 공직에 오르지 말 것’ 등에서부터 소소하게는 ‘짐을 들고 다니지 말 것’, ‘저녁에는 일찌감치 불을 켤 것’, ‘자주 씻을 것’,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물건을 줄여나갈 것’, ‘화장실 사용 시 문을 꼭 닫고 잠글 것’ 등등 노화에 대한 자각 포인트와 늙음을 경계하는 지혜를 콕콕 짚어준다.
지은이 소노 아야코(曾野綾子)는 소설가이며, 《멀리서 온 손님》이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오르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폭력적인 아버지 때문에 바람 잘 날 없던 어린시절을 보냈다. 불화로 이혼에 이른 부모 밑에서 자란 외동딸의 기억에 단란한 가정은 없었다. 게다가 선천적인 고도근시를 앓았기에 작품을 통해 표현된 어린시절은 늘 어둡고 폐쇄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부조리는 소설가로서 성장하는 데에 밑거름이 되어주었다. 소설가에 대한 편견이 심하던 시대였으나 반골 기질인 소노 아야코는 망설임 없이 소설가의 길을 선택하였다. 한편 평생 독신을 꿈꾸었지만 같은 문학 동인지 멤버였던 미우라 슈몬을 만나 22세의 나이에 결혼하여 평온한 가정을 꾸려왔다.
그러나 소노 아야코는 50대에 이르러 작가로서 또 인간으로서 위기를 맞는다. 좋지 않은 눈 상태에 중심성망막염이 더해져 거의 앞을 볼 수 없는 절망을 경험한 것이다.
가능성이 희박한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태어나 처음으로 안경 없이도 또렷하게 세상을 볼 수 있는 행운을 맛본다. 태어나 처음으로 만난 거울 속 자신은 이미 주름진 반늙은이가 되어 있었다.
가톨릭 신자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유치원 때부터 대학까지 미션스쿨에서 교육을 받았다. 신에게 비추어본 나약한 인간의 모습은 그의 문학을 관통하는 핵심이 되어주었다.
해외일본인선교사활동후원회라는 NGO를 결성하여 감사관의 자격으로 전세계 수많은 나라를 방문하기도 했다.
수상 내용에는 일본 예술원상 은사상(1993년), NHK 방송문화상(1995년), 요시카와 에이지(吉川英治) 문화상(1997년), 요미우리(讀賣) 국제협력상(1997년) 수상, 문화공로자 선정(2003년)이 있다.
주요 작품
비소설에는 다음과 같은 책들이 있다.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계로록戒老錄)》 《약간의 거리를 둔다》 《여기저기 안 아픈 데 없지만 죽는 건 아냐》 《타인은 나를 모른다》 《좋은 사람이길 포기하면 편안해지지》 《알아주든 말든》 《무인도에 살 수도 없고》 《넌 안녕하니》 《인간관계》 《죽음이 삶에게》 《간소한 삶, 아름다운 나이듦》 《나다운 일상을 산다》 《마흔 이후 나의 가치를 발견하다(중년이후中年以後)》 《노인이 되지 않는 법》 《세상의 그늘에서 행복을 보다》 《성바오로와의 만남》 《빈곤의 광경》이다.
소설에는 다음과 같은 책들이 있다. 《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 《천상의 푸른 빛》 《기적》 《신의 더럽혀진 손》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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