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천막 자진 철거해야”...환경단체 농성에 막힌 세종보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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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재가동 지지부진…환경부 “태풍 대응이 우선”
환경부가 금강 세종보(洑) 수문 정비를 마친지 넉 달이 다 되도록 재가동 일정을 미루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부는 "환경단체가 세종보 철거를 촉구하며 보 인근에서 6개월째 천막 농성을 하고 있다"며 재가동을 머뭇거리고 있다. 반면 세종 시민들은 "보 수문까지 정비해 놓고 이렇게 오랫동안 가동을 미루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20일 환경부와 세종시 등에 따르면 애초 세종보는 지난 5월말 재가동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대전충남녹색연합 등 ‘보철거 시민행동’이 세종보 시운전 직전인 지난 4월 30일부터 천막과 텐트를 설치한 채 릴레이 농성을 하고 있다. 천막농성장은 세종보 상류 600m 지점에 있는 한두리대교 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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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6개월째 농성 지속
이어 “홍수기엔 하천 상태를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세종보를 개방상태로 뒀다”며 “가을 태풍이 올 가능성이 있어서 여전히 기상 여건을 봐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로써는 홍수 대응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세종보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부터 5년 넘게 방치됐다가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동안 수문과 유압 배관, 소수력발전소 등 정비를 마쳤다.
재가동이 늦어지면서 과거처럼 수문을 열어 강물을 흘려보내고 있다. 홍수기가 끝난 현재 수위가 낮아져 또다시 강바닥이 듬성듬성 보인다. 환경부는 최근 대평동 방향 수문과 가운데 수문 점검을 마쳤다. 소수력발전소 쪽 수문도 조만간 재점검을 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장마 때 큰비가 내렸지만, 점검 결과 수문(가동보 1·2) 작동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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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천막 시설은 불법” 3차 계고장 발송
세종시 관계자는 “장마 때 강물이 불어나 텐트가 떠내려가는 등 위험한 상황이 여러 차례 있었다”며 “원상복구 명령 전에도 환경단체에 자진 철거를 설득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천막 농성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철거를 요청하는 민원도 국민신문고와 전화상으로 접수되고 있다”며 “경찰 고발 여부는 정해진 게 없다”고 덧붙였다.
보 재가동이 늦어지면서 금강 일원을 명소화하는 세종시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세종보에 물을 가두면 현재 8.6m인 수위가 11.8m까지 상승한다. 시는 이응다리 양편에 있는 선착장 2곳을 활용해 도선(渡船)을 운항하거나, 수상 레저용 보트를 띄울 계획이다. 금강~중앙공원~수목원을 왕복하는 수륙양용 카트 운행을 고려하고 있다.
이에 시민은 "세종보를 가동해야 세종시가 수자원을 원활하게 확보하고, 도시가 제 모습을 갖출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세종시민 최영락씨는 "하루빨리 보를 가동해 물이 찰랑찰랑한 세종시 금강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세종=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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