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빠진 '폐교 활용책'… "사전 회의 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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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겠다는 폐교 활용책이 관할 교육청과 협의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각에선 교육청 자산인 폐교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시설로 활용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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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구 제외한 교육청서 '반대'
고민정 의원 "일방 행정 사례"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겠다는 폐교 활용책이 관할 교육청과 협의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각에선 교육청 자산인 폐교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시설로 활용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각 지방교육청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20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전국 시·도교육청(서울 제외)에 인구감소지역 폐교재산 무상 이전 추진 관련 회의 여부를 조사한 결과, 16개 교육청에서 "교육부와 사전 회의를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7월 행정안정부는 관계부처와 함께 '인구감소지역 규제특례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이중 교육부 관련 대책으로는 정부가 인구감소지역의 폐교재산을 지방자치단체에 무상 양여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 3월 기준 전국 미활용 폐교 367개 중 인구감소지역 폐교는 243개로, 66.2%에 해당한다. 전국의 폐교학교 수는 3955개로, 이중 2609곳이 매각됐으며 1346곳은 교육청 보유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전체 폐교학교 중 9.2%인 367곳은 아직 미활용 상태다. 이를 두고 일부 지자체에서는 교육용 시설이 아닌 지역 행정 시설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반면 교육청들은 폐교재산이 지방교육재정에서, 지자체 활용 재산으로 넘어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폐교재산은 학생 수의 감소, 학교 통폐합 등의 사유로 폐지된 공립학교로, 각 시도교육감이 관장하는 지방교육재정 소관 재산이다. 실제 고민정 의원실이 전국 교육청에 특례 신설에 대한 찬반을 조사한 결과, 인구감소지역이 없는 서울을 제외하고 16개 교육청에서 반대 의사를 표했다. 이외 대구시교육청에서만 '의견 없음'을 제출했다.
한 지역 교육청 측은 "교육의 자주성 및 전문성과 지방교육의 특수성을 살리기 위해 '교육 자치법'이 제정됐고, 시도의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교육비특별회계)는 집행기관으로 교육감에게 위임돼 있다"며 "교육비특별회계 소관의 공유재산(미활용 폐교재산)을 일반회계 소관의 지자체장에게 무상 이전 추진하는 것은 교육자치법 제정 취지에 어긋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인구감소지역 폐교 활용을 위해선 폐교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교육청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데, 단 한 차례의 회의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일방 행정의 전형적 사례"라며 "이제라도 교육청과 적극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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