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함과 재미 잡은 '무도실무관', 아쉬운 한 가지
[김형욱 기자]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인생에서 '재미'가 가장 중요한 청년 이정도(김우빈), 그는 스포츠와 e-스포츠를 좋아한다. 그리고 항상 이긴다. 태권도, 유도, 검도 3단씩 도합 9단의 유단자이기도 하고 친구들과 FPS 게임(1인칭 슈팅 게임)을 즐긴다. 치킨집 사장인 아버지를 도와 배달일도 한다. 어느 날 배달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실랑이를 하는 성인 남자 둘과 마주친다. 그리고 비겁한 짓을 한 이를 제압한다.
표창을 받은 이정도, 보호관찰관 김선민(김성균) 계장과 만난다. 김 계장은 "전국에 전자발찌를 찬 사람이 약 5000명 정도인데, 이들은 성폭력이나 살인 같은 강력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라며 "GPS가 달린 전자발찌를 채워 보호관찰관이 24시간 감시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혹시 모를 위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무도실무관을 채용한다"고 부연한다.
이어 "마침 정도가 도와준 무도실무관이 다쳤고 급히 사람이 필요한데 정도가 안성맞춤"이라며 "이 일을 해볼 생각이 있는지" 묻는다. 일단 5주만 도와달라는 요청이다. 정도는 수락한다. 힘들지만 보람 있고 재밌을 것 같기 때문이다.
정도의 아빠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배우면 좋다"고 정도를 응원한다. 그렇게 시작된 무도실무관의 하루, 첫날은 순조롭다. 전자발찌를 찬 이들은 말썽을 부리기 일쑤고 그때마다 정도는 어렵지 않게 일을 처리한다. 하지만 머지않아 목숨을 담보해야 할 정도의 일이 생긴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무도실무관>의 한 장면. |
ⓒ 넷플릭스 |
그리고 다시 한번 넷플릭스와 손잡고 내놓은 작품이 영화 <무도실무관>이다. 김주환 감독이 꾸준히 천착해 온 '청년'과 '사회 문제'를 잘 풀어냈다. <무도실무관>이 공개된 지난 13일, 극장에서는 <베테랑 2>가 개봉했는데 두 작품은 비슷한 부분도 상당하다. 개인적으로 동일한 서브 소재를 <무도실무관>이 훨씬 참신하고 깔끔하게 다뤘다고 본다. 또 주인공을 '무도실무관'으로 삼은 것도 신의 한 수로 보이는 선택이다.
다만, 생소한 직업군을 내세울 땐 영화보다 시리즈로 다루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도 시리즈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정도 무도실무관, 김선민 보호관찰관뿐만 아니라 이정도의 친구들도 꽤 큰 역할을 하기에 시리즈의 아쉬움이 남는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무도실무관>의 한 장면. |
ⓒ 넷플릭스 |
이를테면 이정도는 연봉이 얼마인지, 복지가 어떤지, 근무 환경은 좋은지, 출퇴근 시간은 짧은지 등을 궁금해 하지 않는다. 단지 재밌냐고 물어볼 뿐이다. 친구들이나 가족에게 조언을 구할 때도 똑같다. 이후에는 직접 부딪히며 경험하고 장고 끝에 결정한다. 그땐 누구의 조언이나 도움이 필요치 않다. 오직 스스로와의 대화가 필요할 뿐이다.
영화는 전자발찌를 찬 강력범죄의 전적이 있는 자들을 보호관찰하고 때론 제압하는 무도실무관의 이야기를 다룬다. 김선민과 이정도는 아이들이 안전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목숨을 걸며 자신의 일을 한다. 보람과 희열을 느끼는 이들의 모습을 담은 이 영화의 지향점은 '범죄'가 아니다. 그보다 훨씬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지향한다. 이들이 바라는 건 아이가 '안전'한 세상이다.
이 작품을 두고 단순히 재밌다고만 평하긴 아쉽다. 전체적으로 가벼운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나름대로 각종 사회 문제들을 섬세하게, 그러나 무겁지 않게 다룬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 앞서 말했듯 영화의 지향점에 '범죄' 또는 '범죄자'가 없기에 그들을 별 고민 없이 단순하게 그려낸다. 물론 시리즈가 아닌 영화로서 많은 걸 심도 있게 그리기엔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무도실무관> 포스터. |
ⓒ 넷플릭스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과 contents.premium.naver.com/singenv/themovie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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