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곳 병원서 거부당한 70대…결국 구미→창원 헬기 이송
의식 저하로 쓰러진 70대 노인이 20여 차례 병원에서 거부당한 뒤에야 어렵사리 치료를 받았다. 직선거리로 100㎞ 이상 떨어진 경북 구미에서 경남 창원까지 헬기를 타고 이송해야만 했다.
22번째 연락 끝 창원까지 헬기 이송
20일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45분쯤 구미시 선산읍에 사는 70대 여성 A씨가 의식 저하 증세를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저혈압과 산소포화도 저하 등 증세를 보였고 구급대원이 응급처치한 후 병원으로 이송을 시도했다.
구급대원은 대구와 경북 지역 병원 21곳에 연락을 했지만 모두 수용이 어렵다는 답변을 했다. 결국 2시간여가 지난 오후 1시58분쯤 22번째로 연락한 창원의 한 병원에서 환자 수용이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 A씨는 소방헬기로 이송돼 해당 병원에 오후 3시50분쯤 도착해 치료를 받았다. 신고를 접수한 지 4시간이 넘은 뒤였다.
이처럼 22차례 시도 끝에 병원 치료가 가능했던 것은 의료 공백 사태 장기화 탓이 크다고 한다. 경북대병원 등 비수도권 국립대병원 응급실 가동률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의료 공백에 지방 응급실 가동률 뚝
올해 1∼8월 비수도권 국립대병원 14곳의 응급실 병상 평균 가동률이 지난해와 비교해 26%포인트 하락해 36.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전국 국립대병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비수도권 국립대병원 14곳의 응급실 병상 포화지수(가동률)는 36.4%로 지난해 62.4%보다 2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상 포화지수는 병상 대비 환자의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경북대병원의 올해 1∼8월 평균 응급실 가동률은 52.5%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평균 응급실 가동률 97.2%보다 44.7%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상대적으로 전공의 의존도가 높았던 지방 국립대병원은 올해 2월 전공의 이탈 이후 큰 타격을 받고 응급실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의원은 “최근 의료 공백 사태로 갈수록 심각해지는 비수도권 응급실 가동률 저하 문제에 대해 정부가 해법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미=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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