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 있는 언어로 빚어낸 깊은 사유와 울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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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 나왔다.
시인은 '자아와 세계와의 관계를 시적 형상화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인은 '나무들이 끌어안고 싶을 때 저녁이 온다'고 말한다.
시인은 '가장자리가 모호하지만, 저녁에도 별들은 반짝이고, 나무들은 제 자리 지키고 서 있다'고 박음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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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상 대전충청 기자]
▲ 이미숙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 나왔다. <당신의 심장은 너무 멀어 새빨갛다>(144쪽, 도서 출판 신생) |
ⓒ 도서출판 신생 |
시인은 '자아와 세계와의 관계를 시적 형상화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학평론가 손남훈 부산대 교수는 "타자와 대상에게서 느껴지는 거리감이나 이질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새롭게 대상을 포용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고 평했다.
'나무들이 서로 촘촘히 끌어안고 싶을 때 저녁이 온다/ 들판의 까만 염소 울음소리 놓쳐서 저녁은 온다/ 한낮의 소란도 저물고 저물어서/ 온통 검보랏빛이어서/ 안을 들키지 않도록 우리는 불을 꺼야 하나/ 사랑하는 만큼 멀어져야 하고/ 얼굴 만지며 말할 수 없어서/ 나는 사과라 하고 너는 사탕을 그린다/ 빗물에 푸른 잉크 번지듯 베개를 점령하는 숱한 오해들/ 꿈속에서는 마음껏 달려도 숨이 차지 않을 거고/ 별들은 누가 보지 않아도 반짝일 거다/ 나무들은 굳게 제 자리를 지키고/ 파스텔화처럼 가장자리가 모호해진/ 지금은 어디나 저녁이다' ('저녁의 발생' 전문)
저녁은 어중되다. 낮도 아니고 밤도 아니다. 시인은 '나무들이 끌어안고 싶을 때 저녁이 온다'고 말한다. 에너지가 고갈돼 서로에게 의지하고 싶을 때가 저녁인 셈이다. '안을 들키지 않도록 불을 꺼야 하나'고 걱정하는 때이기도 하다. 그래서 '숱한 오해'도 생긴다. 시인은 '가장자리가 모호하지만, 저녁에도 별들은 반짝이고, 나무들은 제 자리 지키고 서 있다'고 박음질한다.
▲ 이미숙 시인 |
ⓒ 조우성 |
시인은 2007년 계간 <문학마당> 신인상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는 <피아니스트와 게와 나>, <나비 포옹>이 있다. 한국작가회의 대전지회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탄력 있는 언어로 빚어내 깊은 사유와 울림이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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