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50홈런-50도루 새 역사…6타수 6안타 3홈런 10타점 대폭발

120년이 넘은 메이저리그(MLB) 역사에 새 장이 열렸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이전까지 누구도 밟지 못한 50홈런-50도루 고지에 올랐다.

50홈런-50도루 기록을 완성하는 시즌 50호 홈런을 때려낸 뒤 그라운드를 도는 오타니. AP=연합뉴스

오타니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시즌 49~51호 홈런을 잇달아 터트리고 시즌 50호·51호 도루까지 해내면서 6타수 6안타(3홈런) 10타점 4득점 2도루로 펄펄 날았다.

전날(19일)까지 48홈런-49도루를 쌓아 올린 그는 이날 대기록까지 남아있던 홈런 2개와 도루 1개를 단숨에 초과 달성하면서 전인미답의 50홈런-50도루를 완성했다.

이날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타니는 1회 첫 타석부터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트리며 배트를 예열했다. 이어 다음 타자 프레디 프리먼의 볼넷으로 이어진 무사 1·2루에서 더블 스틸에 성공해 시즌 50도루 고지를 먼저 밟았다. 그가 50-50까지 필요한 도루 수를 모두 채우고 홈런 2개만을 남겨 놓게 된 순간이었다.

오타니는 멈추지 않았다. 2회 다시 우전 적시타를 때려낸 뒤 후속 타자 무키 베츠 타석에서 다시 2루를 훔쳐 시즌 도루 51개를 기록하게 됐다. 이어 다저스가 7-1까지 달아난 3회에도 2타점짜리 좌중간 적시 2루타를 작렬해 물오른 타격감을 뽐냈다.

시즌 50호 홈런을 때려낸 뒤 타구를 바라보며 홈런을 직감하는 오타니. AP=연합뉴스

시즌 51호 홈런을 때려낸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오타니(오른쪽). AP=연합뉴스

오타니는 결국 네 번째 타석부터 본격적인 화력쇼를 시작했다. 6회 1사 2루에서 마이애미 불펜 투수 호르헤 소리아노의 2구째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시즌 49호 2점포를 쏘아 올렸다. 비거리 143ｍ짜리 초대형 아치였다. 50-50의 역사까지 홈런 한 방만을 남겨둔 론디포파크는 열광의 도가니가 됐고, 관중은 오타니의 50번째 홈런을 기다리는 기대감으로 부풀어 올랐다.

오타니는 그 희망을 저버리지 않았다. 7회 2사 3루에서 마이애미 불펜 투수 마이크 바우먼의 4구째 너클 커브를 가볍게 밀어쳐 총알같이 뻗어 나가는 좌월 연타석 홈런을 폭발했다. 오타니가 올 시즌 담장 밖으로 날려 보낸 50번째 타구였다. 팀 동료의 역사적인 순간을 목도한 다저스 동료들은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오타니를 열광적인 환호와 뜨거운 포옹으로 맞이했다. 오타니는 그렇게 MLB 역사에 평생 지워지지 않을 기록 하나를 아로새겼다.

시즌 51호 홈런을 때려낸 뒤 동료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하는 오타니. AP=연합뉴스

팬들의 응원 속에 50홈런-50도루 고지를 밟은 오타니(왼쪽). AP=연합뉴스

심지어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오타니는 9회 또 한 번 타석에 들어서 홈런을 하나 더 쳤다. 2사 1·2루에서 마이애미의 다섯 번째 투수 비달 브루한을 상대로 시즌 51호 3점 홈런을 작렬했다. 3연타석 홈런으로 10타점 경기를 완성했고, 50-50을 넘어 51-51을 기록했다. 잊지 못할 하루를 완성하는 최고의 마침표였다.

오타니의 괴물 같은 활약을 앞세운 다저스는 16안타 12볼넷으로 마이애미 마운드를 초토화하면서 20-4로 이겼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