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원하모니 "히어로 세계관? 거부감 인지, 고집하는 이유는…" [엑's 인터뷰①]

장인영 기자 2024. 9. 2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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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장인영 기자) 가요계 유일무이한 히어로 피원하모니(PHarmony)가 돌아왔다. 

최근 피원하모니(기호, 테오, 지웅, 인탁, 소울, 종섭)는 서울 강남구 FNC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진행된 일곱 번째 미니앨범 '새드 송(SAD SONG)'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기존 타이틀 중 가장 자아가 확실한 곡이다. 그만큼 신선하고 색다른 피원하모니의 시도를 느껴볼 수 있다. 새로운 시도 앞에 선 만큼 열심히 준비했으니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컴백 소감을 밝혔다.  

피원하모니의 새 앨범 '새드 송'은 빌보드 메인 차트 진입과 대규모 월드투어로 세계 무대를 누비며 주인공임을 증명한 피원하모니가 선택받은 히어로(HERO)의 면모를 각인한다는 의지다.

지난 2월 발매된 정규 1집 '때깔 (Killin' It)'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 2주 연속 차트인한 데 이어 KBS 2TV '뮤직뱅크'에서 데뷔 첫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피원하모니. 여기서 그치지 않고 첫 유닛곡 수록 등 다채로운 음악적 시도가 담긴 신보를 통해 기존의 시각을 뛰어넘은 독창적인 히어로를 탄생시켰다.

기호는 "'때깔' 활동 때 첫 1위를 했고 큰 사랑을 받지 않았나. 잘 됐기 때문에 더 좋은 앨범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기분 좋은 부담감이고 더 성장하고 싶다. 팬분들께 좋은 에너지를 받아서 보답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번 앨범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동명의 타이틀곡 '새드 송'은 세상을 구하고 평화를 되찾은 뒤, 히어로가 된 피원하모니에게 찾아온 공허함과 외로움을 노래한다. 이 밖에도 레게 리듬의 일렉 기타 사운드가 인장적인 팜 장르의 곡 '잇츠 올라이트(It'sAlright)', 끝나지 않는 열기 속 활력을 주는 '라스트 콜(Last Call)',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자는 희망의 노래 '웰컴 투(Welcome To)', 영원한 사랑의 고백을 전하는 미디엄 템포의 곡 '올 유(All You)', 피원하모니의 첫 유닛 인탁X종섭의 '와스프(WASP)', '새드 송' 영어 버전까지 총 7곡이 수록된다. 

데뷔 이래 꾸준히 참신한 음악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피원하모니는 이번 앨범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기호는 앨범의 콘셉트 기획 단계부터 의견을 내며 참여했고, '잇츠 올라이트' 작곡 크레딧에도 이름을 올렸다. 인탁과 종섭은 유닛 곡 '와스프' 작사, 작곡을 비롯해 앨범 전곡 작사에 참여했고 지웅 또한 6곡 작업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기호는 "저는 이번에 콘셉트 쪽으로 많이 참여했다. 제가 직접 PPT도 만들고 실무자 분들 앞에서 발표, 공유했다. 아티스트가 아닌 실무자 입장에서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좋은 아이디어를 나눴다. 그렇게 만들어낸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피원하모니가 '새드 송'을 통해 데뷔 첫 라틴 장르에 도전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평소에도 라틴 음악을 좋아한다는 기호는 "어렸을 때 샤카라 음악을 즐겨 듣기도 했지만 공연차 남미에 직접 가보니 느낌이 다르더라"라며 "길거리에서 라틴 음악을 들으며 우리도 이런 노래를 한번 시도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색다른 시도인 만큼 연구도 많이 하고 실험도 해보면서 열심히 노력했다"고 전했다.







라틴음악은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일대 라틴계 민족의 음악과 이를 바탕으로 새롭게 발달한 대중음악으로, 전 세계적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쯤 되니 피원하모니 멤버들이 해석한 라틴음악이 궁금해졌다.

기호는 "라틴 음악에 쓰이는 악기나 언어에서 나오는 억양이 되게 열정적이면서도 로맨틱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녹음할 때도 예쁘게 불러야 할 것 같더라"라면서 "어떻게 보면 편견인데 이러한 편견을 깨뜨리고 예쁘게 부르기보다는 거칠면서도 말하듯 솔직하게 부르는 게 어울릴 것 같았다. '새드 송'에 담긴 감성을 어떻게 소화해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지웅은 "라틴 음악처럼 역사가 오래된 장르 같은 경우에는 그 나라의 지역과 문화가 음악에 고스란히 녹아들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니 저는 라틴 음악 하면 라틴 아메리카의 뜨거운 태양이 떠오르더라. 어떻게 보면 추상적일 수도 있지만 이런 부분들을 춤으로 많이 표현하려고 했다. 보컬 같은 경우에는 두꺼운 소리를 쓴다거나 잡아놓을 수 있는 소리를 날리는 식으로 분위기 자체를 구현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인탁은 "피원하모니는 무대할 때 뛰어노는 걸 좋아하는 팀이다. 라틴 장르 자체가 흥을 절로 돋우기 때문에 저희만의 흥을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재미 있게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설렜다. 안무 연습하면서도 피원하모니가 흥이 올랐다는 것을 관객분들이 느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이야기했다.  

히어로의 이면을 담은 '새드 송' 뮤직비디오에도 라틴 장르의 고유성을 녹여내고 싶었다는 기호는 "뮤비 감독님, 기획팀 스태프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영상의 전체적인 색감이 남미적인 느낌을 살릴 수 있도록 웜톤하게 표현했다. 일부러 뮤비에서만 입는 의상도 많이 제작하는 등 비주얼적으로도 피원하모니만의 라틴 음악을 풀어낼 수 있게끔 노력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K팝 아이돌 시장에서 그룹의 음악에 담긴 서사 등이 담긴 세계관은 필수요건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피원하모니 역시 탄탄한 세계관으로 듣는 재미는 물론 보는 재미까지 더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2020년 10월 개봉한 영화 '피원에이치(P1H): 새로운 세계의 시작'을 통해 K팝 그룹 최초로 스크린과 가요계에 동시 입성했다. 당시 피원하모니는 주연으로 열연으로 펼치는가 하면 직접 참여한 OST까지 선보이며 음악적 역량을 발휘했다. 

이후 피원하모니는 첫 번째 연작 테마인 '부조화(DISHARMONY)' 3부작을 사작으로 '조화(HARMONY)' 3부작을 통해 규정된 틀에 대한 변화를 모색하며 부조화와 조화 시리즈를 전개해 왔다. 정규 1집 '때깔'에서는 자신들이 세계를 구한 히어로이자 진정한 주인공이었음을 드러냈다.

기호는 "데뷔 때부터 주로 어떤 어려움이나 악당에 맞서 세상을 구한 슈퍼 히어로 이야기를 해왔는데 그러다 보니 앨범마다 주제가 정해져 있는 느낌이었다. 저는 주제에 맞게 음악을 만들면 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편하고 쉬웠을 수도 있지만 매 앨범을 그렇게 진행하다 보니 오히려 말하고 싶은 주제들이 한정되더라"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결과적으로 피원하모니는 '때깔'부터 3부작 등 연작 시리즈가 아닌 '슈퍼 히어로'를 메인으로 단편적인 세계관을 선보이고 있다.







기호는 "(히어로라는) 세계관을 가져가되 '때깔'이나 '새드 송' 같은 경우에는 시리즈 없이 진행하려고 하는 편"이라며 "그때그때 저희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나 느끼는 감정들을 편하고 유연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컴백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한다. 그만큼 피원하모니가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의 폭이 넓어졌다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영화 '피원에이치' 시즌2도 나오는 것인지 묻자 멤버들은 "기회가 되면 너무 하고 싶다"면서 "처음 영화 나왔을 때가 데뷔 전이라 카메라 연기가 되게 어색했다. 지금 다시 찍으면 훨씬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은 음악과 팀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훨씬 더 매력 있게 표현해 보고 싶다"고 바랐다.

인탁은 "영화 찍었을 때가 처음으로 촬영에 임했던 스케줄이었다. 그래서 앳되고 어색한 모습이 많이 보이다 보니까 지금 보면 부끄럽다"며 "2편 제작에 대해서는 다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2편이 제작된다면 스케일이 컸으면 한다. 마블 같은 느낌으로"라고 바랐다.

K팝 아이돌의 세계관이 팀의 매력을 극대화해 준다는 평이 있는 반면 일반 대중에게는 진입장벽으로 통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이는 없을 것. 멤버들 역시 당당히 자랑할 수 있는 세계관임에도 누군가에겐 다가가기 힘들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다. 



기호는 "사실 (세계관을) 단편적으로 틀어서 나오고 싶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3부작처럼 완전히 틀이 잡혀 있는 상태의 세계관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이해를 못 하고 이해하고 싶지 않을 때도 있는 것 같다"며 "세계관에 진지하게 빠질 필요 없이 단편적으로 언제 봐도 재밌을 만한 내용을 다루고 싶었다. 그래서 '때깔'부터는 히어로라는 키워드는 가져가되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다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울은 "히어로라는 세계관은 피원하모니의 정체성으로서 계속 유지해 나갈 예정"이라면서도 "사실 세계관 없이 나오는 음원들도 있다. 뉴 호프 클럽(New Hope Club), 핑크 스웨트(Pink Sweat$)와 협업했던 앨범들은 세계관 없이 피원하모니의 색다른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 이처럼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여러 아티스트분들과 협업을 통해 다양한 음악 들려드릴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러나저러나 히어로로서의 존재감을 공고히 한 피원하모니인 만큼 세계관에 대한 애착이 클 수밖에 없다.

기호는 "이번 앨범 자체가 슬픔을 극복해 가는 내용인데 (세계관 없이) 단편적으로만 표현하면 딥해지고 진짜 슬퍼질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히어로라는 포인트를 걸치면 무거운 주제라도 위트 있고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세계관 유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를 통해 피원하모니의 정체성과 브랜딩을 확실하게 할 수 있느냐가 중점"이라며 "비주얼적인 부분에서도 피원하모니를 편하게 이해할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해서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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