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트로이 목마’ 삐삐 폭탄, 이스라엘이 직접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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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에서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통신수단으로 쓰는 무선호출기(삐삐)와 휴대용 무전기(워키토키) 등이 이틀에 걸쳐 대량 폭발하면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동부 베카밸리와 수도 베이루트 외곽 등지에서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무전기가 연쇄 폭발하면서 20명이 숨지고 450명 이상이 다쳤다.
전날에는 헤즈볼라 대원들이 가지고 있던 삐삐 수천 대가 동시다발로 폭발해 12명이 숨지고 3000명 가까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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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쟁 새 단계 시작” 사실상 시인
폭약장착 등 주체로 8200부대 주목
레바논에서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통신수단으로 쓰는 무선호출기(삐삐)와 휴대용 무전기(워키토키) 등이 이틀에 걸쳐 대량 폭발하면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동부 베카밸리와 수도 베이루트 외곽 등지에서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무전기가 연쇄 폭발하면서 20명이 숨지고 450명 이상이 다쳤다. 알자지라방송은 무전기 외에 휴대전화와 노트북, 지문인식장치 등도 폭발했다고 보도했다. 전날에는 헤즈볼라 대원들이 가지고 있던 삐삐 수천 대가 동시다발로 폭발해 12명이 숨지고 3000명 가까이 다쳤다.
이스라엘이 폭발 공작의 배후로 지목됐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를 향해 군사작전 강도를 더 끌어올릴 것임을 시사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레바논에서 가까운 라맛다비드 공군기지를 찾아 “무게중심이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우리는 병력과 자원, 에너지를 북쪽으로 돌려놓고 있다”면서 “나는 이 전쟁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안보내각회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헤즈볼라와의 싸움으로 쫓겨난 이스라엘인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 같은 움직임과 발언을 두고 이스라엘이 이번 폭발 공격의 실행자임을 암묵적으로 시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작전이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에 앞선 첫 번째 공격인지, 아니면 도발하지 말라는 경고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직후부터 하마스 지원 차원에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스라엘 북부를 거의 매일 공격했고, 이로 인해 국경지대 이스라엘 주민 6만여명이 피란 생활을 하고 있다.
폭발물이 장착된 삐삐와 무전기를 누가 어떻게 만들어 공급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조금씩 풀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공격을 ‘현대판 트로이 목마’로 표현하면서 전현직 국방·정보 당국자 12명을 취재해 문제의 삐삐를 만든 건 이스라엘 정보 당국이라고 보도했다.
폭발한 삐삐 잔해에는 대만 업체 골드아폴로의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다. 하지만 골드아폴로는 해당 기기를 제조한 건 헝가리 업체인 BAC컨설팅이라고 했고, 헝가리 정부는 BAC컨설팅이 무역중개회사일 뿐 자국 내 제조 시설이 없다고 발표했다.
NYT가 인용한 정보 당국자들은 BAC컨설팅은 이스라엘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 3개 중 하나이며 삐삐를 제조한 건 이스라엘 정보 당국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배터리에 강력한 폭발물질(PETN)을 넣은 제품을 따로 생산해 페이퍼컴퍼니들을 통해 헤즈볼라에 판매했다는 것이다.
서방의 한 안보 소식통은 이스라엘군 내 비밀 첩보기관인 8200부대가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 이번 작전에 개입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무선호출기와 무전기 생산 단계에서 폭약을 장착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기술적 측면에 8200부대가 개입했다는 주장이다.
18일 폭발한 무전기에는 일본 통신기기 제조사 ‘ICOM’의 라벨이 붙어 있었는데, 해당 업체는 자사 제품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국제사회가 중동의 확전을 우려하는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20일 긴급회의를 연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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