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란 막아낸 추석 응급실 체계, 이제 ‘뉴노멀’로 정착시켜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란' 없이 추석 연휴를 넘긴 응급실 상황은 한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재확인해줬다.
우리나라 의료 환경은 ①필수·지방 의료 인력의 절대 부족과 ②병원 문턱이 너무 낮아 상급병원이나 응급실이 과밀화하는 쏠림 현상에 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연휴에 임박해 결정된 한시적 분산 조치는 응급실 이용을 자제한 시민의식과 응급실을 지켜준 의료진의 헌신에 힘입어 추석 응급실 대란을 막아냈다.
상급병원과 응급실 쏠림 현상은 한국 의료전달체계의 고질병이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란’ 없이 추석 연휴를 넘긴 응급실 상황은 한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재확인해줬다. 우리나라 의료 환경은 ①필수·지방 의료 인력의 절대 부족과 ②병원 문턱이 너무 낮아 상급병원이나 응급실이 과밀화하는 쏠림 현상에 큰 어려움을 겪어 왔다. ①을 해결하기 위한 의대 증원 과정에서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 공백이 발생했는데, 그럼에도 ‘빅5’를 비롯한 상급병원이 진료 시스템을 유지해온 것은 비(非)중증환자를 1·2차 의료기관에 분산한 제도적 대응 덕이었다. 상급병원 쏠림을 막아준 분산 조치가 이번 추석에는 응급실 쏠림을 완화했다. 경증환자의 응급실 이용 부담을 높이고, 연휴에 문 여는 1·2차 의료기관에 보상을 늘리는 등 몇 가지 룰을 바꾼 결과 추석 응급실 내원자가 20%(경증환자는 30%) 이상 감소해 중증환자 중심으로 작동할 수 있었다. 의료진 사이에서 “응급실은 원래 이래야 하는 것”이란 말이 나왔다.
연휴에 임박해 결정된 한시적 분산 조치는 응급실 이용을 자제한 시민의식과 응급실을 지켜준 의료진의 헌신에 힘입어 추석 응급실 대란을 막아냈다. 연휴는 끝났지만 의료 공백이 여전한 상황에서 응급의료의 물리적 여건은 달라진 게 없다. ‘응급조치’였던 추석 연휴의 응급실 이용 체계를 이제 ‘뉴노멀’의 상시적 시스템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시민의식 대신 정교한 제도와 규정을 통해 중증환자 중심의 응급실 진료를 정착시키고, 의료진의 헌신에 기대는 대신 충분한 보상과 지원을 통해 응급의료 역량을 확충해야 할 때다. 상급병원과 응급실 쏠림 현상은 한국 의료전달체계의 고질병이었다. 전공의 집단 사직의 위기 상황이 역설적으로 그 해결 방향을 보여준 셈이 됐다. 왜곡된 시스템을 바로잡는 투자에 망설임이 없어야 할 것이다.
이런 개혁이 성공하려면 필수조건인 의사 확충이 병행돼야 한다. 의대 증원은 후퇴할 수 없는 사안인데, 그 과정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일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다. 의료계의 막무가내 저항에도 대화를 통한 해결 노력은 지속돼야 하며, 여·야·정이 머리를 맞대고 그 방법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하와이 시골섬 뉴스서 손 떨던 아시아계 기자, AI였다
- ‘통일 선봉장’이었던 임종석 “두 개의 국가 인정하자”
- 경찰된 학폭 가해자, 청첩장 보내 논란…경찰 “징계 불가”
- “5시간 갇혔다” 귀경 차량 논길 안내한 내비, 무슨일
- “돈은 세컨드에만” “정액 아껴 써라”…공기업 황당 강연
- ‘곽튜브 논란’ 일파만파… 교육부 광고·김태호 예능에 불똥
- 유아인 ‘동성 성폭행 피소’ 불송치… “증거 불충분”
- 인천 아라뱃길에 목 없는 시신…“범죄 혐의점 없어”
- 최저치 尹 지지율, 동반하락 한동훈號… 與, 어찌 하오리까
- 편의점 곧 1위 되는 거니?… 백화점 턱밑까지 추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