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주의 뉴스터치] 도파민 부작용
‘행복 호르몬’이라고 알려진 도파민이 불행을 야기하는 원인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중독치료센터의 애나 렘키는 『도파민네이션』(2022)에서 스마트폰의 보급이 도파민의 부작용을 증가시키는 자극들에 날개를 달아줬다고 지적했다.
최근 SK텔레콤 유튜브 채널엔 도파민 중독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영상 2개가 올라왔다. 파리 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 오상욱 선수가 등장하는데, 스마트폰 영상을 과도하게 보다 보니 집중력이 저하됐다는 내용을 연기한다. 스마트폰 사용량을 늘려야 이익이 느는 통신사의 홍보전략이라기엔 이상하지만, 디지털 기술 발달로 인한 도파민 중독이 소비자의 큰 관심사가 됐다는 방증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도파민 디톡스'가 유행이다. 2019년 미국 정신과 의사인 캐머런 세파가 ‘도파민 단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주목받았다. 전자기기와 멀리하고 식사, 음악, 운동까지 제한하면서 뇌를 리셋하는 방식이다. 이후 이런 극단적 방식은 효과가 없고, 적당한 도파민 분비가 동기 부여나 감정 조절에 유익하다는 반론들이 나오면서 절제하는 방법들이 현실적 대안으로 떠올랐다. 필요한 순간에만 유튜브나 숏폼을 골라 보는 ‘도파민 피킹(Picking)’도 그중 하나다.
“자제해줬으면 좋겠다”라거나 “상대방과 대화 좀 하라”는 다수의 목소리에 아랑곳하지 않는 정치ㆍ사회 고위층의 모습도 일종의 도파민 중독인 듯하다. 자신들이 모두 옳고, 국민도 좋아할 것이라며 희열을 느낀다면 도파민의 과도한 작용을 억누를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 자신들이나 국민 모두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서다.
문병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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